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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닐슨 Jan 05. 2021

계절이 왔네

조각 수필 #1

오래간만에 먼지를 털어낼까 싶어 옆구리에 이불을 말아 끼고 창을 열었다.

‘아직은…’이라는 안일함 때문이었을까, 아침의 찬 공기가 훅하고 밀려 들어와 깜짝 놀랐다. 벌써 가을이구나. 건조한 공기가 찾아오면 매년 치르는 행사인 알러지성 비염을 또 치러야 한다는 가벼운 짜증을 파란색 하늘을 보며 고쳐 생각했다.

‘하늘이 참 예쁘다.’

언제나 그렇듯이 바뀌는 계절은 기다리지 않는데도 찾아온다. 언제까지 여름이고 며칠부터 가을이다라는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피부로, 눈으로, 냄새로 그리고 온몸으로 알 수 있다. 그 계절이 가을이다. 

가을은 언제나처럼 나를 찾아온다고 생각한다. ‘벌써 가을이구나’ 보다는 ‘올해도 가을이 나를 찾아왔구나’하는 내 중심적인 표현이 생각을 더욱더 풍성하게 만든다.

문득 내가 먼저 가을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구리에 끼고 있는 이불을 얼른 털고 근처 공원으로 나가봐야겠다. 가을을 방해하는 스마트폰은 집에 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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