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II_장소_5. 도서부
서울에 있는 중학교 도서관에서 사서로 근무했을 때중학생들을 이용자로 만나면서 그 시간들이 나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았다. 당시에는 CA시간에 도서부가 있어서 1학년부터 3학년 학생으로 총 14명의 도서부원이 있었다. 여학생과 남학생이 골고루분포되어 있어서 나에게는 든든한 지원군 같은 친구들이었다. 점심시간이나 방과 후에 도서관에 와서 청소도 해주고, 도서관 책 정리도 도와주기도 하고, 아침마다 찾아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먼저 건네주는 녀석들이었다.
중학교 1학년 남학생들은 그저 몰려다니며 도서관에서 장난치기도 하고, 책 정리를 한다고 하면서 서가 이곳 저곳에서 숨바꼭질을 하기도 하는 지금 생각하면 참 귀여운 아이들이었다. 도서부 회장은 3학년 ‘태민’이라는 남학생이었는데 그 녀석은 엉뚱하기도 하고, 아침부터 도서관에 찾아와서 시시콜콜한 자신의 일상을 털어놓기도 했다. 점심시간에는 도서관에와서 큰 소리로 떠드는 학생들의 이름을 작은 수첩에 적기도 하고, 도서 대출 반납을 도와주기도 했다.
학교도서관에서 일하면서 아이들과 직접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없었는데 중학교에서 근무할 때는 도서부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게 되다 보니 재미있게 근무할 수 있었던 것 같다.
9월 독서의 달에는 학교에서도 독서대전 행사처럼 이런저런 프로그램들을 진행했었는데 도서부 아이들이 큰 힘이 되었다.
나 혼자 도서 전시, 도서관 내부와 외부를 꾸미느라 정신 없을 때에도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힘을 보태주었다. 정기간행물 과월호 판매 행사도 도서부아이들 덕분에 성황리에 끝낼 수 있었다.
도서부원 중에는 ‘지수’라는 2학년 여학생이 있었는데, 지수는 책을 좋아하고 늘 나에게 먼저 다가와주는 학생이었다. 그리고 언제나 나에게 예쁜 사서선생님이라는 칭찬도 해주는 도서관 단골 고객님이었다. 도서부원들 사이에서 문제가 있을 때도 솔선수범하여 선배와 후배사이의 관계 계선을 위해서도 노력해주었다.
제일 기억에 남는 건 내가 감기에 걸려 몸이 안 좋았을 때 지수가 도서관으로 달려와 집에서 가져온 거라며 배즙과 감기약을 건내 주기도 했다. 사서는 늘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이라 이용자에게 무언가를 받는 일이 익숙하지 않아서 더 기억에 남는다.
퇴사할 무렵 급하게 학교를 정리하고 나와서 도서부아이들에게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나온 것이 늘 마음에 걸린다. 지금은 아마도 대학생이 되었거나 의젓하게 사회 초년생이 되어있을 텐데 어떻게 성장했을지 가끔 궁금하다.
매일 같이 도서관을 찾아오던 단골고객님 2011년 중학교 1학년 도서부원이었던 예림이 현제, 병주 ,민석 ,익현아 잘 지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