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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lly park Apr 28. 2020

미친듯이 취하기

방비엥

처음 도착한 술집 이름이 ‘Last Bar’다. 시작하자마자 마지막인가. 이름 잘 지었다. 이미 신나는 음악이 온 강가에 울려 퍼지고 대낮부터 술 파티다. 소리를 지르며 그리고 몸을 흔들며 바에 들어가니 웰컴샷을 준다. 그리고 팔목에는 실팔찌를 채워준다. 나중에 보니 어떤 서양친구의 팔에는 몇십개의 실팔찌가 묶여있다.



‘얼마나 마신걸까 대단하다’


웰컴샷은 테킬라 샷 한잔. 모든 바에 들어갈 때마다 공짜로 테킬라 샷을 한잔준다. 바만 돌아다녀도 취하겠다. 바 몇 개를 돌며 공짜 테킬라 샷에 춤을 추며 ‘mekong Bar’에 들어가니 나란히 줄서서 앉으란다. 지금부터 게임을 시작한단다. 시키는 대로 줄을 서서 주욱 앉았더니 바텐더가 테킬라 병을 들고 나오더니 샷에 따른다. 한 줄에는 대략 10명정도. 총 세 줄로 앉아있는 우리에게 외친다.



“자 지금부터 게임을 시작할거에요! 차례대로 파도타기로 테킬라를 마실껀데 제일 빨리 마신 줄에 테킬라 한병을 선물하겠습니다!”


분위기는 미친듯이 달아오른다. 그렇게 앉아서 차례대로 술을 마시기 시작하는데 우리 옆줄이 조금더 빨리 끝내서 선물을 받는다. 게임이 끝나니 우리팀이고 상대팀이고 없다. 다들 술을 나눠마시며 파티를 즐긴다. 그리고 벤이 제안한다.



“아까 더워서 물에 살짝 발을 담궈봤는데 엄청 차가워. 가위바위보해서 진사람 물에 들어가서 잠수하기 하자!”


그래서 시작한 가위바위보!


허무하게 한번만에 나만 바위고 다들 보다. 그래서 물로 뛰어 돌진해 들어갔다. 술도 들어가고 날씨도 더워서 잘됐다 싶었는데 물은 너무너무 차갑다. 그래도 별 수 있나 게임은 게임이다. 난 졌다. 그래서 한참 물에 떠 있다 나왔다. 찬물에 샤워도 했겠다 술이 좀 깨는 것 같아 계속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넬리야 우리 여기서 놀고 좀 있다 밤에 정글 파티가자 어때? 일주일에 한번 열린다는데 오늘이 그날이래”


그래서 나는 콜! 하고 외치고 기억이 없다.


정신을 차려보니 난 2층숙소 발코니에서 목을 길게 내밀고 앞집 지붕에다 지금까지 마신 모든 걸 토해내고 있다. 더운 날씨에 그렇게 쉬지 않고 테킬라를 들이부었으니 제정신일리 없다. 토해내고 토해내도 끝이 없다. 토하다 고개를 내민채 잠이 든 것 같기도 하다.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정신이 든다.


“넬리야! 벤이랑 애들 다 너 기다리고 있어! 정신차려! 가자!”


또…. 마시러 간다고?


애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몸안에 있는 모든 알코올을 빼냈다. 그리고 정신이 좀 돌아오고 밑에 층으로 내려갔다. 벤과 케이티와 조던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쳐다보고 있다.


“괜찮아?”


나 때문에 30분은 넘게 기다렸단다. 미안하다고 미안하다고 계속 사과했다.


“우린 괜찮아. 가자! 놀아야지! 너 없으면 재미없어 가자!”


그렇게 우린 또 취한 서양인 여행자들과 트럭 가장 자리에 다리를 내밀고 탔다. 현주와 상목이형은 또 조수석으로 간다. 기분도 좋고 술 기운도 아직 덜 갈아 앉은 우리는 트럭에 탄채 아는 노래를 다 불렀다. 


“Baby Baby Baby uh~~~~!”

“I wanna be a billionaire so freakin bad~~~~!”


그렇게 우린 다음 라운드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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