밟으면 안 되는 줄 알았고
밟아도 된다는 걸 알고도
굳이 밟고 싶지 않았던
그렇게 가야만 멋있는줄 믿었고
그래서 특별하고 재밌어보였던
친구를 쫓아 바삐 걷던 까치발
혹시나 닿을까
어딘가 밟힐까
한 발을 접고
또 한 발은 들고
위태롭게 걸었던
밟지 않기 위해
넘지 않기 위해
앞이 아닌
옆도 아닌
바닥만 보고 걸었던
하얀 길
검은 길
어디로 닿을까
어디를 지날까
그어진 어느 곳을 밟아도
색칠된 어느 곳을 지나도
결국 건너가기 위한 길
닿았어도
밟았어도
맘 놓고 넘어도 좋았을
하얀 길
검은 길
금
명사) 1. 접거나 긋거나 한 자국.
무심코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신호등 앞에 멈춰 서 초록 불을 기다리다 어린 날 하얀색으로 칠해진 칸만 밟고 길을 건너기 위해 애쓰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