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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오름 Nov 07. 2024

밟으면 안 되는 줄 알았고

밟아도 된다는 걸 알고도

굳이 밟고 싶지 않았던


그렇게 가야만 멋있는줄 믿었고

그래서 특별하고 재밌어보였던

친구를 쫓아 바삐 걷던 까치발


혹시나 닿을까

어딘가 밟힐까


한 발을 접고

또 한 발은 들고

위태롭게 걸었던


밟지 않기 위해

넘지 않기 위해


앞이 아닌

옆도 아닌

바닥만 보고 걸었던


하얀 길

검은 길


어디로 닿을까

어디를 지날까


그어진 어느 곳을 밟아도

색칠된 어느 곳을 지나도

결국 건너가기 위한 길


닿았어도

밟았어도

맘 놓고 넘어도 좋았을


하얀 길

검은 길







명사) 1. 접거나 긋거나 한 자국.


무심코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신호등 앞에 멈춰 서 초록 불을 기다리다 어린 날 하얀색으로 칠해진 칸만 밟고 길을 건너기 위해 애쓰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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