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시를 무뎌지게 해 주는 사람에게
나는 고슴도치. 사납고 심술궂지. 나는 뭐든지 혼자서 해. 혼자 있는 게 최고거든!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바로 뾰족한 이 가시들!
누구든 다가오면 다 찔러버릴 거야!
미사일처럼 가시를 발사하고 싶어.
울타리처럼 가시를 둘러놓고 싶어.
가시로 성을 쌓고 싶어!
근처에만 와도 아야! 하고 다 도망가게 하고 싶어.
그렇게 평생 외톨이 밤톨이로 살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나는 고슴도치.
외톨이가 좋지만
같이 다니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 꽤 괜찮아.
안아줄 친구가 있다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 가시를 세웠어. 하도 복잡한 세상이라, 난 혼자가 편한 줄 알았어. 홀로 있는 것만이 좋은 일인 줄 알았어. 하지만 다른 누군가가 내 세상에 한 걸음 들어온다는 것, 그것도 정말 멋진 일이더라. 함께한다는 것의 좋은 점을 말해준, 내가 세상을 향해 벼린 가시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다정한 친구야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