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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잡학거사 Feb 26. 2024

너로 인한, 때문에..

3주 전, 아내가 그냥 지나간 것이 있다고 했는데.. 32주년 결혼기념일을 둘 다 까맣게 잊고 지나가버린 것이 생각난 모양입니다. 부랴부랴 급조하여 지방 출장을 같이 가도록 2박 3일 스케줄을 만들어 제시하니, 특강(40분)으로 하루 종일 강의하는 것이 아닌 부분과 결과 평가 참여(40분)만 하는 것이므로 흔쾌히 따라 나섰습니다. 집에서 일찍 출발하여 곤양 KB손해보험 인재니엄에서 경남테크노파크 주관 행사 “경남지역기업 성장사다리 지원사업 성과점검 및 통합워크숍” 참여 기업들에게 “R&D 기획을 통한 성과창출”이란 주제로 특강하고, 1박 후 전주로 넘어가는 일정입니다. 전주에 가서는 전남테크노파크 AI컨설팅 지원사업 최종결과 보고회에 잠시 참석하고 그 외는 아내와 전주한옥마을에서 시간을 보내며, 1박 하고 주위 군산이나 서천에 들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일정입니다. 숙박은 각 기관에서 대도록 하였으며, 곤양에서는 세끼 식사까지 지원되므로 여행경비는 유류비 외 그리 크게 들어가지 않는 상황으로 아내와 함께 편한 마음으로 출발을 하였고, 10월 한 달 동안에 5,000Km 출장동안 교통 벌칙금 통지서를 5장 받은 만큼 아내가 걱정할까봐 오토크루즈로 정속 운전하였습니다. 

 

그러나 천국과 지옥을 오간 시발점은 삼천포에 도착하여 곤양 특강을 가기 전 점심식사를 하고 나서이며, 점심식사까지는 아주 순조롭게 “삼천포맛집정서방”에서 숯불불고기와 생선구이 밥상을 시켜 너무나 잘 먹고 출발한 후에 일이 벌여졌습니다. 제가 강의 통보를 받은 시점에서 강의 시간은 분명 오후 3시부터였으며, 그 이후로는 시간 변경에 관한 그 어떤 연락도 받지 못하였는데, 강의장과 거리가 10Km 정도 남은 시점에 전화가 삐리리 걸려옵니다. 강의 시간이 지났는데, 왜? 안 오시냐구? 말입니다, 엥? 허걱~ 분명 강의 통보시간은 3시로 3시 40분까지 진행인데, 지금 시간이 2시 20분인데.. 강의에 늦었다고??? 생각하며, 무슨 연고라~  차 속도를 높여 2차선 시골도로를 마구 달리니.. 아내가 천천히 달려~ 앞 차 박겠다 하며 차안은 온통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160여명이 저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니, 더욱 정신이 살짝 나가.. 과속 방지턱을 세게 넘어버리므로 차안 모든 짐들은 날라 다니며 꿍! 꽝! 거리니 정신줄에 살짝 맛이 간 상태에서 꿍꽝거리는 소리와 아내의 “침착해~ 박겠다.. 천천히~” 하는 소리와 함께 아비규환 그 자체  상태로 연출된 것입니다.

 

제가 숨을 몰아쉬며 꼬불꼬불 시골길을 마구 달려 연수원에 도착하니, 담당자가 입구까지 나와 있었으며 저는 차를 아내에게 맡기고 담당자와 함께 뛰어 2층 강의장 연단에 올라가니, 강의장에 빼 꼼이 앉아 저를 쳐다보는 눈길이 의식되니 더욱 숨이 턱 막히고 어떻게 해야 하나로 복잡하기 이루 말하기 어려운 화이트 아웃된 상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된 마당에 최선을 다하자 마음먹고, 늦어서 죄송하다고 하며 시간관계상 교안에서 중요한 부분만 제시하고 내려가겠다며, 30분을 횡설수설거리지 않으려 애쓰며 강의를 이끌어 나갔습니다. 하여튼 강의 마치고, 내려오니 아내가 1층 로비에서 기다리다 어떻게 하고 온 거야? 하며 묻는데, 잘 마무리했어.. 라고 대답은 했지만, 저의 흥분은 진정되어 가라앉지 않고 지속되었습니다. 그런데, 경남TP 담당 팀장이 교육을 관리하고 있었는데.. 자신들이 스케쥴이 변경된 것을 저에게 다시 알려 주지도 않았고, 일반적으로 당일에는 전화를 걸어 제시간에 도착 하는지?를 확인하는데, 그 자체도 없었으므로 저는 당연히 그냥 그대로인지만 철썩같이 믿고 주어진 시간 30분전에 도착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강의를 끝내고 숨 돌리며 앉아 있는데, 담당 팀장이 뛰어와.. 저희 불찰입니다.. 저희들이 알아보니 운영상 시간을 땡겨 잘못했습니다... 하며 사죄를 하니, 저는 이 또한 무신 사유라~~ 사람 완전히 맛탱이 가게 해놓고, 잘못 했지라~ 하지만, 제가 충격 받은 지난 시간속의 속마음은 해결되지 않으므로 싸~한 기분을 떨쳐내기 어려웠습니다. 하여튼 끝난 것은 끝난 것이니, 바다가 보이는 경치와 별똥별을 볼 정도로 정경이 끝내주고 시설 또한 럭셔리하므로.. 아내와 시간을 잘 보낸 것으로 위안 삼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새벽 4시 별똥별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숙소 베란다에 나가 새벽기도 드리는데, 만일 종교적인 상황이라면.. 라는 생각이 밀려 왔으며, “너로 인한.. 너 때문에” 라는 변명은 절대 있을 수도 통하지 않을 것임이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모든 것은 자신이 책임을 지녀야할 대목에 우리 목사님이 그랬는데, 우리 교회 따위의 이유와 사유는 눈곱만치도 통용치 아니 될 것으로.. 근주자적 근묵자흑을 이루는 교회의 성도들은 하루빨리 스스로의 성전을 살려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종교통합이나 기복적 복 받는 성구에 익숙히 아멘을 외치고, 자신들만 12지파 소속으로 인침을 받는다고 하는 상황에서 총회장(당회장)으로 인하여 때문에 구원 받는다는 헛소리는 내치고 냉철해질 필요는 절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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