甲乙il, 지금 출근하고 있습니다.

乙로 살아야 한다는 것

by 노연석

전 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로 모든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은 세 살 어린이도 알고 있는 사실일 것입니다. 매우 긴박하고 어려운 상황이라 모두 다 협력해서 위기를 극복해야 함은 당연한 이야기 일 것입니다.


현장에서 코로나 확진을 막기 위해 불철주야 근무하고 계신 분들에게 너무 고생 많으십니다.

힘내시기 바랍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 갑질에 대한 논의를 한다는 것 자체가 올바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만, 저는 고객사 사업장에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건물이 아닌 단지라 근무하는 인력이 5천여 명에 가깝습니다.

그러다 보니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저는 전산쪽일을 하다 보니 확진자를 막기 위한 문진표를 시스템으로 만들어 지난주부터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매주 일요일 12시가 되면 외부 접촉이 없는지(위험 지역 방문), 인후염, 기침, 열 등은 없는지에 대한 문진 참여를 요청하고 온라인으로 문진을 받고 있습니다. 문진 결과가 좋지 않은 분들은 출입을 차단하는 것까지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 전산쟁이들이 걱정하는 것은 동시에 접속자가 많이 몰릴 때 시스템이 다운되거나 먹통이 되어 서비스가 되지 않은 최악의 상황을 매우 두려워합니다. 지난주에는 그런 일은 없이 잘 지나갔습니다.

이번 주에는 기능적으로 보완해야 할 사항들을 주중에 모두 적용을 하고 저는 지난 주말 출근으로 오늘 대체휴가를 사용하여 쉬고 있는데 고객사에서 계속 연락이 옵니다.


내일 출근하라고...


무슨 일이 있어 출근을 하냐 물어보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출근하라고... 저 말고도 다른 개발자들 출근해서 대기합니다. 나까지 왜 불러 내는 것인지? 내 부족한 머리로는 이해를 할 수가 없어 따지고 싶고 못 나가겠다고 말하고 싶지만 갑이라 함부로 못 나가겠다는 말은 미쳐 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못나가겠다고 하면 그냥 나로 문제가 끝나면 좋겠지만 분명히 나의 동료와 부서장 등등의 사람들이 피를 볼께 뻔하고 나는 역적이 될테니...ㅠㅠ


나가야지요, 을이 뭐 힘이 있나요.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답답할 때가 많지만 먹고는 살아야지요.




내일은 회사로 쉬러 갑니다.
회사가면 밥은 주니까요.
내일은 3주 연속 회사로 쉬러 갑니다.
주말 출근했다고 돈은 안줘도 대체 휴가는 주니까요.

그런데 회사 식당은 찜찜해서 가기 싫어지고
대체휴가 날 하루종일 회사 메신저, 전화에 시달리는데
이것은 휴가인가? 재택근무인가?



저보다 더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 많은데 괜히 심난해서 적어 봅니다. 내일 출근하는게 싫은게 아니라 왜 나가는지 몰라서 답답할 따름입니다. 꼰대가 되지 맙시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동참하는 일이니 어이 없지만 저도 힘을 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