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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생각 날꺼야

오만가지 생각 중 하나

by 노연석

멍하니 차 창밖을 바라보고 있자면 여러가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간다.

많은 생각들 중 이 생각은 참 좋은 생각인데 하면서 나중에 잊어 버리지 않게 머리속에 각인을 시킨다.

그러나 막상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게 어떤 것이였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럴때마다 메모를 해 두자고 생각은 하지만 귀찮음과 생각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나의 자만이 결국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생각을 해 낼수 없게 한다. 이런 일은 늘 반복되고 반복되지만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 또 다짐을 해 본다.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를때는 반드시 메모를 해 두자고. 귀찮음에 지고 나서 후회 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고...


그런데, 이런 다짐을 한다고 해서 그 일이 지켜질까?

내가 그 순간에 메모를 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요즘 처럼 날씨가 추운대 스마트폰을 꺼내어 메모를 하자니 손도 시렵고 귀찮을 수 밖에 없다.

흔들리는 버스 앉아 메모를 하고 있자니 속이 울렁거려서 이것도 쉽지가 않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에서든 메모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하는데 디지털 기기는 만능인 것 같지만 경험 상 그런 순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순간에 잊지 않고 귀찮지 않게 메모를 할 수 있는 방법은 각자에게 가장 편한 방법을 선택하면 되겠지만 주머니속에 메모지와 볼펜을 늘 가지고 다니다 언제든지 꺼내어 쓰는 방법이 가장 좋을텐데 메모지와 볼펜을 가지고 다닌 것 조차 불편하고 번거로운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방법이 가장 확실해 보이니 습관이 되면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으로 실천을 해 보고 습관처럼 만들어 버리면 된다. 그렇게 하면 메모를 해야 할 순간을 놓쳐서 다시 기억하느라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렇게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사전에 방지를 하는 활동을 업스트림(Upstream)이라고 한다. IT에서는 프로액티브(Proactive)라는 용어를 더 많이 사용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상황에는 업스트림이라는 용어가 더 어울릴 것 같다. 반대로 문제가 발생을 하고 사후 수습을 하는 활동을 다운스트림(Downstream)이라고 부른다.


IT 업종에 종사를 하다 보면 이러한 활동들이 많다. 장애 발생을 예방히기 위해 시스템의 자원이 부족하지 않은지 모니터링을 하거나 임계치에 도달하기 전에 알람을 줘서 장애를 예방하는 활동은 IT 운영에 있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애는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장애가 발생을 하면 원인을 찾고 장애 상황에서 벗어 나기 위한 다운스트림 활동을 하게 된다.


기억하고 있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카카오톡은 초창기 비용 문제로 충분한 서버 자원을 운영할 수 없는 상황에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서 서버가 다운되는 일이 있었다. 김범수 의장이 그때 돈많이 벌어서 서버를 많이 늘리겠다고 했었는데 약속대로 돈을 많이 벌어서 우리 생활에 엄청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연말 정산 철이 되돌아오는데 국세청 연말정산 시스템을 통해 자료를 제공하던 초창기에도 폭주로 인해 시스템이 엄청 느려지는 장애가 발생 했었고, 최근에 코로나 백신 접송 사이트도 이러한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폭주에 대비에 티켓을 발행하고 순서가 올때까지 기다리는 방식을 적용하며 이런 문제를 해결 했는데 이런 활동도 업스트림 활동이라고 볼수 있겠다. 다운스트림의 케이스는 장애가 나고나서 부족한 자원을 증설하는 활동을 하여 일시적인 조치를 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개인적인 일들에 있어서도 문제가 반복되거나 예상 되는 것에 대해 이런 업스트림 활동을 통해 예방하고 후회 하지 않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대부분 문제가 발생을 하면 수습을 하고 다시 발생을 해도 수습하는데 급급하고 그것이 반복되다보면 불감증에 걸려 예방을 위한 활동을 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혹시 반복되는 문제들이 그냥 일상 생활이 되어버린 것이 없는지 한번 돌아 보면 좋을 것 같다. 문제의 상황은 어쨋든 반복되지 않고 사전에 예방을 할 수 있다면 당연히 좋은 일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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