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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필리아노 Mar 29. 2022

일상으로의 회복

4월보다 잔인할 3월로부터의 회복

긴장감이 풀리고 나니 내 입술에 작은 물방울 꽃들이 피어난다.

기나긴 어둠의 터널의 끝을 지나 빛이 보이기 시작하니

얼어붙어 있던 근육들이 풀리기 시작하며 피어나는 꽃이다.

봄은 이미 왔었으나 나의 봄은 지금에서야 느지막이 찾아왔다.


3월에 내 일상을 모두 빼앗겼다.

내가 돌고 돌던 괘도를 벗어나 버릴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저 내가 돌고 돌던 괘도를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았다.

괘도를 벗어나게 한 일들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고

다시 재자리도 돌아갈 날을 기대하며 기다려야 했다.


3월 나는 낯선 일상을 만나고 익숙해져야 했다.

그 사건이 시작되던 날, 내 머릿속은 백지가 되어 버리고

어디서부터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도 판단할 수 없을 만큼

모든 생각들이 멈춰 서고 주변의 모든 것들이 정지해 버렸다.

3월의 모든 시간들을 그 순간에 일어난 일들을 정상화해야 했다.


3월 만난 최대의 위기는 그 사건이 아니었다.

한배를 탔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위기의 순간에서 나의 잘못이 없음만을 증명하려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런 쓸모없이 소비하는 노력의 끝은 서로에게 상처만을 남겼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쓸모없는 소비 전이 었을 뿐이다.


3월 말 일상으로의 회복

한번 이탈한 괘도로 다시 들어선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생각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돌아가라고 돌아가라고 말하지만

어느새 새로운 생활에 익숙해져 버린 것인가?

나의 괘도로 발 들여놓을 때마다 튕겨 나오기를 반복한다.


길거리의 곳곳에 앙상한 가지에서 노란, 하얀 꽃들이 피어난다.

길고 긴 겨울의 추위를 이겨내고서 어김없이 꽃을 피워낸다.

이 세상 곳곳에서 사람들도 노란, 하얀 꽃들을 피워낸다.

고난과 역경을 딛고 견디어내며 어김없이 꽃을 피워 낸다.

꽃은 때가 되면 피어나기 마련이다.



Image by 4toinstar​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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