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해 보여도 어쩔 수 없지

관계의 거리를 지키기 위한 일관된 생각과 행동

by 노연석

나는 언제나 일관된 행동으로 일관된 삶을 살아가려는 편이다. 그래서 사람들을 대할 때도 일관된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런 행동들이 의식적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살아오면서 몸에 배여서 아무리 바꿔보려 해도 변치 않은 데서 나오는 자연스러움이다.


특히,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의견을 나누는 일들이 있을 때 그런 편이다. 사람들을 만날 때 최대한 귀 기울여주고 공감해 주려고 노력한다. 나라는 사람은 그리 똑똑하거나 현명하지 못하며, 말 주변이 없는 편이라 가능하면 많은 말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또한, 정확하게 답변해 줄 수 있는 내용이거나 반드시 필요한 말이 아니라면 괜히 어설픈 이야기를 꺼내 놓아 어설픈 분위기를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고 거기에 나의 생각을 첨가하거나 토핑 하여 전달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는 순간 나의 이야기는 아주 조금이라도 진실이 아닌 과장으로 포장되어 상대방에 전달될 수 있고 그로 인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말을 할 때 자신도 모르게 진실에 과장을 보태어 이야기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그런 어긋난 규칙이 어쩌면 정상적인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러고 나면 왠지 찝찝하고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 싫다. 그래서 나는 가능하면 내가 생각하는 규칙 내에서 생각조차 일관되게 하려고 한다.


우리는 늘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그 관계를 적정하게 유지하는 방법이 일관된 사고와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관계의 거리가 좁혀졌다고 하더라도 조금 답답할 만큼의 거리를 유지하려는 일관됨을 가지려 한다. 그것이 나만의 적당한 관계의 거리의 유지 방법이다.


그런데 나는 왜 그렇게 적당한 거리를 두려고 하는 것일까? 앞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나는 사람 만나고 이야기할 때 가능하면 실수를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생겨난 버릇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거리가 너무 가까워졌다고 생각하게 되면 그게 나 혼자만의 착각일 수도 있는데 괜히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해서 상대방도 불편하게 만들고 그런 행동이 지나고 나면 후회스러운 상황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정말 다가가기 힘든 사람으로 사람들에게 비추어질 수도 있어 그리 좋은 모습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나도 알고 있지만 살아오면서 어떤 게 더 손해이고 이득이었는지에 대해 나는 올바르게 판단을 했다고 본다.


그런 나이기에 주변 사람 누구에게도 더 친절하거나 더 불친절하거나, 미워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하는 등의 감정을 갖지 않는다. 가끔은 나랑 코드가 잘 맞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들과도 내가 정한 관계의 거리를 유지하려는 일관된 생각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 주변에 친구가 많지는 않다. 고등학교, 대학교 동창들이 있지만 1년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회사 생활을 하며 만난 그래도 가까운 사람들이 있지만 역시 마찬가지이다. 누구가 또는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당신도 왜 저렇게 딱딱하게 외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틀린 생각이 아니다. 올바르고 정확하게 본 것이지만 그냥 그것은 나의 삶의 방식일 뿐이고 나는 전혀 불편하거나 외롭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물론 술 한잔하고 기분이 상당한 고조에 이르렀을 때 주변인들에게 전화를 하고 사는 이야기들을 하지만 이런 순간들도 만들고 난 후에 많은 후회를 한다. 하지만 지난 일에 그렇게 신경을 쓰는 편도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나를 이해해 줄 정도의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연락을 했을 것이다. 관계의 거리의 벗어난 사람들에게 연락을 하는 일은 없다.


다행인지 몰라도 아마도 내가 잘하는 일관된 것 중에 하나가 후회되는 일, 좋지 않은 일들이 있을 때 빠르게 받아들이고 잊어버린다는 것이다. 이것도 매우 냉정해 보이는 사람을 보일 수 있는 것 중 하나이기도 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세상 살아가는 게 너무 힘들다. 그것 말고도 고민하고 살아야 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나는 가능하면 지난 과거에 대해 얽매이지 않으려는 노력을 한다.


어떻게 그렇게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잊어버릴 수 있는지에 방법을 물어보신다면, 특별한 것이 있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내 성격이 그래서 일 수 있지만 그런 습관을 들이는 것 밖에 방법은 없다. 좋지 않은 상황을 머릿속에 가둘 것이 아니고 다 지나간 일이라고 어차피 돌릴 수도 없는 것인데 잊어버리자라는 마음을 먹고 머릿속에 또 다른 생각들을 그 자리로 가져와 맴돌고 있는 보기 싫은 그 생각은 저 구석으로 밀어 버린다.


어쩌면 어떤 순간에 그 생각을 끌어내어 다시 생각을 할 수 도 있기는 하다. 우선순위를 미뤄 두자는 것이다. 어차피 완벽하게 지워버릴 수 없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이다. 말하고 싶은 것은 그 순간에 어쨌든 그 생각을 현재의 고민거리에서 치워 버리 자는 것이다. 다시 만나게 될지언정 그 순간에 나는 고도로 흥분이 되어 있을 수 있고, 그 생각으로 너무 힘들어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조금은 평온해지고 머릿속이 맑아질 때 그때 꺼내어 생각을 해도 되니 미뤄두어도 된다는 이야기다. 아마도 그때는 또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후회의 순간을 붙잡고 고민을 하면 답도 나오지 않을뿐더러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 잠시 미뤄두기로 할 필요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누구나 나와 같은 일관된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자신도 인지하지 못했던 그런 일관됨일 있을 것이다. 그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무기가 되어 줄 것이고 삶을 지탱해 주는 버팀목이 되어 줄 것이다.




Image by PIRO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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