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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오필리아노 Nov 07. 2022

한 끗의 차이

우리도 잘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요즘 나라 곳곳에서 좋지 않은 여러 가지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아직도 전철, 버스에는 많은 인파가 몰리고 얼마 전 그날의 상황이 다시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무법천지를 오늘도 헤쳐 나가 회사로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타이페이에서 며칠을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했다. 서울만큼이나 인구가 많지 않고 한산해서 일 수도 있지만 타이베이의 대중교통은 질서 정연 했다.


  지하철에 내려서 지상으로 향하거나 반대로 내려갈 때 사람들의 동선이 최대한 겹치지 않게 하여 서로 간 간섭으로 인한 불편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는 고민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물론 사람들이 많고 질서를 지키지 않는다면 어떤 훌륭한 정책도 소용은 없다. 그리고 지하철 내에는 물건을 파는 상점도 거의 없고 자판기 조차도 잘 보이지 않았다. 오롯하게 교통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계단, 에스컬레이터에 지나치게 많다고 느낄 정도로 설치되어 있는 카메라는 어떤 사고의 장면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 같기도 했다.


  시설의 운영만 다른 것은 아니었다. 곳곳에서 노약자를 돕는 인력들이 있어 노약자, 장애인 분들이 언제든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실제로 며칠 동안 도움을 요청하고 지원을 해 주는 분들을 볼 수 있었다.


  출퇴근 길 서울 지하철은 지옥철이라고 할 만큼 사람을 꽉 채운 채 운영을 한다. 그러나 타이페이에서는 그런 관경을 목격할 수는 없었다. 러시아워임에도 서울의 지하철처럼 콩나물시루가 된 채로 운행을 하지 않았고 그래서일까? 매번 탑승할 때마다 쾌적해서 좋았다.


  배차 간격을 매우 짧게 운영하다 보니 열차를 놓쳐도 조금만 기다려도 되니 계단을 뛰어내려오거나 무리하게 탑승을 하려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우리의 지하철에서는 늘 볼 수 있는 풍경이고 나조차도 간혹 열차를 놓치지 않으려 계단을 뛰어내려오거나, 무리하게 승차를 한 경험이 있다. 이런 상황이 당연한 것이 무감각해져서 그 속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에 불감증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서울에는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오는 차이 일 수도 있다. 그렇게 보면 너무 많은 것들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는 생각도 든다.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니 지하철로 연결이 되지 않는 곳은 버스로 이동을 해야 했다. 버스도 우리 나리와 마찬가지로 승하차하는 방식도 똑같고, 교통 카드를 체크하는 방식들도 똑같아서 우리나라 버스를 타는 것 같다는 착각을 할 정도였다. 버스도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북적거리지 않아서 좋았다. 특이했던 것은 버스 정류장이 노선 별로 그룹핑되어 분리되고 일정한 거리가 떨어져 있는데 우리나라처럼 한 곳에 사람들이 많이 모일 일은 없을 것 같았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버스에 붙여져 있던 문구였는데 이렇다.


  "안전벨트를 하던가? 벌금 1500 타이완 달러를 내던가?" 버스 곳곳에 붙여 있기도 하고 전광판에 계속 표시가 되고 있었다. 1500 타이완 달러면 원화로 환산하면 6만 7천 원 정도 하는 돈이라 적은 금액은 아니었다. 요즘 우리나라도 광역버스에 탑승하는 많은 사람들이 안전벨트를 하고 있고, 자동차 운전할 때도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사람들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는 우리나라도 나름 잘하고 있는 것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태원 사고 후 출퇴근 시간 지하철, 버스에 가득한 사람들의 풍경도 예외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타이페이의 지하철, 버스를 타면서 나도 모르게 비교를 하면서 다녔던 것 같다. 그러면서 의문의 한판승을 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분명 우리에게도 더 좋은 것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것인지 떠오르지 않았다.


  사고라는 것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나지 알 수는 없지만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활동을 통해 예방하려는 노력들이 더 필요해 보인다. 요즘 회사들도 ESG 경영을 하면서 안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사고예방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가도 그런 회사들처럼 안전을 위한 예방활동 등을 통해서 이런 사고들이 발생하지 않는 문화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


  한 차이, 관심을 두는가? 두지 않는가? 에 따라 그 결과는 하늘과 땅 차이일 것이다.


#대만 #타이페이 #여행 #지하철 #버스 #안전  #가을에서여름으로의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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