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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역 7-3

by 노연석

이 자리에 자연스럽게 서게 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


나이가 들어서 일지도 모르지만 그 위치가 항상 헷갈렸었는데 이제 몸이 기억하는 것 같다.


전철에 오르면 늘 같은 위치에 선다.

문득 남부터미널 정차 할 때 보이는 기둥에 쓰여 있던 글자가 생각이 났다.


누군가 분필로 어떤 표시를 해 둔 것 같은데

한글인데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지하철, 건설 등등 관련 용어인가?


문득 그게 아직 남아 있나라는 생각이 들어 확인해 봤다. 그대로 그 자리에 이해하지 못할 말이 적혀 있다.


그게 왜 궁금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냥 습관이 된 것 같다.


어쩌면 내가 그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내가 아직 잘 살고 있다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가야 할 직장이 있고 그곳에 할 일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출근길, 오늘도 지하철엔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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