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직한 소처럼
인도에서는 소를 신성시하여 잡아먹지 않는다. 소는 밭을 경작하는 힘을 빌려주고, 우유는 부족한 단백질을 채워주는 중요한 식재료이고, 똥은 모아서 집을 따뜻하게 덥히는데 쓰인다. 이렇게 고마운 암소는 그 자체로 풍요로움의 상징이 되었다. 고무카 아사나는 몸으로 소의 머리를 표현하는 동작이다. 두 다리를 꼬아 포개어 소의 입술을 만들고, 두 팔은 뒤에서 꼬아 소의 귀를 만든다. 척추를 바르게 펴내며 척추에 생명의 기운을 가득 담는다. 이때 우리는 소의 풍요로운 기운이 척추를 타고 자리잡음을 느낄 수 있다.
이때에 오른쪽 다리를 올려놓았을 때와 반대쪽 다리를 올려놓았을 때의 느낌이 다르기도 하고 혹은 왼 팔꿈치가 올라갔을 때는 잘 잡히던 손이 오른쪽 팔꿈치를 올리면 잘 잡히지 않을 때가 있다. 처음에는 억지로라도 동작을 정확하게 해 보려고 무리하게 몸을 움직였다. 요가가 조금 익숙해진 뒤에는 내 몸과 마음을 잘 살펴보려 노력한다. 어떤 날은 아프지만 해낼 수 있는 날도 있고, 어떤 날은 잘하지 못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날도 있다. 그날의 내 몸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려고 노력하려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요가를 권하면 많은 이들이 나는 유연하지 않다고 손사례를 친다. 우리는 처음부터 잘 해낼 필요가 없다. 호흡과 함께 천천히 우직한 소처럼 수행하다 보면 조금씩 조금씩 어제보다 더 좋아지게 될 테니.
우리가 가진 육체의 문제는 고치고 개선하는 것이 마땅할 때가 있고,
수용하고 보듬는 것이 지혜로울 때가 있다.
요가 수련을 통해 이 두 가지를 분별하는 지혜를 배울 수 있다.
-B.K.S 아헹가, 아헹가 요가의 창시자
그림: 복부인 (https://blog.naver.com/supernut9)
참고자료: 요가, 몸으로 신화를 그리다. (클레망틴 에르피쿰 지음, 류은소라 옮김)
그림을 사용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