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콩나물 Jul 02. 2021

고무카 아사나

우직한 소처럼

 인도에서는 소를 신성시하여 잡아먹지 않는다. 소는 밭을 경작하는 힘을 빌려주고, 우유는 부족한 단백질을 채워주는 중요한 식재료이고, 똥은 모아서 집을 따뜻하게 덥히는데 쓰인다. 이렇게 고마운 암소는 그 자체로 풍요로움의 상징이 되었다. 고무카 아사나는 몸으로 소의 머리를 표현하는 동작이다. 두 다리를 꼬아 포개어 소의 입술을 만들고, 두 팔은 뒤에서 꼬아 소의 귀를 만든다. 척추를 바르게 펴내며 척추에 생명의 기운을 가득 담는다. 이때 우리는 소의 풍요로운 기운이 척추를 타고 자리잡음을 느낄 수 있다. 

 이때에 오른쪽 다리를 올려놓았을 때와 반대쪽 다리를 올려놓았을 때의 느낌이 다르기도 하고 혹은 왼 팔꿈치가 올라갔을 때는 잘 잡히던 손이 오른쪽 팔꿈치를 올리면 잘 잡히지 않을 때가 있다. 처음에는 억지로라도 동작을 정확하게 해 보려고 무리하게 몸을 움직였다. 요가가 조금 익숙해진 뒤에는 내 몸과 마음을 잘 살펴보려 노력한다. 어떤 날은 아프지만 해낼 수 있는 날도 있고, 어떤 날은 잘하지 못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날도 있다. 그날의 내 몸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려고 노력하려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요가를 권하면 많은 이들이 나는 유연하지 않다고 손사례를 친다. 우리는 처음부터 잘 해낼 필요가 없다. 호흡과 함께 천천히 우직한 소처럼 수행하다 보면 조금씩 조금씩 어제보다 더 좋아지게 될 테니.


우리가 가진 육체의 문제는 고치고 개선하는 것이 마땅할 때가 있고,

수용하고 보듬는 것이 지혜로울 때가 있다.

요가 수련을 통해 이 두 가지를 분별하는 지혜를 배울 수 있다.

-B.K.S 아헹가, 아헹가 요가의 창시자



그림: 복부인 (https://blog.naver.com/supernut9)

참고자료: 요가, 몸으로 신화를 그리다. (클레망틴 에르피쿰 지음, 류은소라 옮김)

그림을 사용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전 01화 아도 무카 스바나 아사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