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숨소리가 파도 소리가 되는 곳
처음에는 할 수 없을 것만 같던 이 자세가 지금은 가장 좋아하는 자세가 되었다. 배가 허벅지에 닿았을 때 그 위를 상체로 기분 좋게 누르면 이내 이마가 무릎 즈음에 살포시 얹어지는 자세이다. 이때 눈을 천천히 감고, 폐와 하복부를 크게 부풀리는 우짜이 호흡을 하면 내 숨소리가 마치 파도소리처럼 들린다.
나는 바닷가에서 태어나서인지 어려서부터 바다를 무척 좋아했다. 내가 좋아하는 곳으로 나를 손쉽게 데려가는 방법이 바로 파스치모타 나사나이다. 지금도 나는 이 자세를 할 때면,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몰디브의 바닷가를 상상한다. 나의 숨소리를 파도소리 삼아 뜨거운 태양이 부서지는 아름다운 해변가로 나를 데려가곤 하는데, 그곳에 도착하면 이내 꼬리뼈부터 정수리까지 에너지가 가득 차는 느낌이 든다.
수련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사람은 온몸이 그저 고통스럽기만 할 것이다. 가장 주의할 점은 머리를 무릎에 붙이는 것보다 복부가 허벅지에 닿는 것이 먼저이다. 이를 위해서는 유연성보다 복부의 근력이 훨씬 중요하다. 발날을 잡고 허리를 바로 펴는 연습부터 시작하여 다음에는 발날을 잡아보고, 그다음에는 다리 앞에서 팔짱을 껴보고, 마지막에는 한 손으로 다른 쪽 손목을 잡아본다. 욕심내지 말고 꾸준히 수련하다 보면 언젠가는 당신도 당신의 파도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길.
파스치모타 나사나는 모든 아사나 중에서 가장 좋은 자세이다.
이것은 호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 주고, 위장에 활력을 주며, 허리를 가늘게 해 주고, 건강을 좋게 한다.
<하타 요가 프라디피카 1장 29절>
- 스와미* 스와트마라마, 위대한 구루
그림: 복부인 (https://blog.naver.com/supernut9)
참고자료: 하타요가 프라디피카 (박지명 원전 주해, 신지연 그림)
*스와미: 힌두교에서 깨달음을 얻은 위대한 스승을 일컫는 말
그림을 사용하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