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기울었다 다시 차오르듯
달이라는 것은 해와 달라서 서서히 차오르고 서서히 비워내기를 매 달 반복한다. 힌두 신화에 따르면 달의 신 찬드라는 스물일곱 명의 부인을 두었다. 이들을 모두 공평하게 대하기 위하여 하룻밤씩 번갈아 가며 함께 밤을 보냈는데, 그중 가장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하는 날은 달이 꽉 차오르고, 다시 그녀와의 밤이 오길 기다리며 서서히 달이 작아져 갔다. 그 뒤 스물여덟 날이 지나 다시 그 부인을 만나는 날이 되면 또다시 보름달이 뜨곤 했다.
우리의 삶도 달과 같아서 보름달처럼 꽉 차오를 때도 있지만 정점을 지나고 나면 어쩔 수 없이 서서히 기울어가게 된다. 우리의 일상 역시 달과 닮아서 좋은 일이 있으면 어려운 일도 있고, 반대로 어려움이 지나가고 나면 다시 좋은 시간이 오곤 한다. 이렇게 만물이 차고 기우는 것임을 항상 생각하며 살아가지만 여전히 나는 기쁠 때는 한없이 들뜨고 슬플 때는 한없이 괴롭다.
위대한 스승 피탄 잘리는 힘들고 어려울 때 내면을 고요함으로 채우면 국면을 전환할 수 있으며, 명상과 수행을 통해 내면을 고요하게 가라앉히고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법을 통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가르쳤다. 힘든 일이 있을 때에 가부좌를 틀고 조용히 앉아 명상하는 것도 좋지만 나는 아드라 찬드라 아사나를 하며 생각을 비워내는 방법을 더 좋아한다. 지탱하고 있는 발의 떨림이 서서히 멈춰질 때 나의 내면도 고요해짐을 느낀다. 지금은 힘들지만 곧 다시 가득 차 오르는 좋은 일이 일어날 거란 생각으로 몸을 채우며 긍정적 에너지를 가득 몸에 불어넣는다.
때에는 가득 찰 때와 텅 빌 때가 있고
일에는 이로울 때와 해로울 때가 있으며
만물은 태어남과 죽음이 있다.
한비자 <설림 하편>
참고자료: 요가, 몸으로 신화를 그리다. (클레망틴 에르피쿰 지음, 류은소라 옮김)
요가수트라 원전 주해 (마하리쉬 피탄잘리 지음, 박지명 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