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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인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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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쾀 May 03. 2017

인연이라 부르지 마세요

일방적일 수 있는 인연이란 단어 

누군가는 인연이라는 말을 참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로맨틱하고, 운명 같고. 하지만 그녀에겐 다르다. 

으, 그놈의 인연. 그놈의 인연. 그녀는 인연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소름이 돋는다. 

뭐만 하면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하며 접근하는 수많은 남성들 때문일까. 

그녀는 최근 들어 인연이라는 말의 일방성에 대해 실감하고 있다.

서점에서 책을 찾는 걸 도와줄 때, 지하철에서 출구를 알려줄 때까지도 

그녀의 귀여운 보조개에 빠진 남성들의 접근방식은 하나같이 똑같았다 

 

나는 인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데, 상대방이 인연이라고 생각한다고 인연일까. 

그저 그녀에게 상대방은 인연이 아닌, 흔한 집적거리는 남성일뿐이다.


그래서 그녀는 인연에 대한 의문을 품고 산다. 

내가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나타나도, 그 사람에게 난 운명이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고민 끝에 그녀는 인연이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말하면, 연인들 간의 인연이라는 것은

평범한 사랑 위에 씌우는 예쁜 포장지 같은 단어라고 생각했다. 

인연이 먼저일까, 사랑이 먼저 일까의 대답은

'사랑이 먼저다' 

서로간 사랑도 없는데, 인연을 자처하는 것은 너무 일방적이다. 


꼭 연인들 사이에 국한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사람들끼리 만나더라도, 상호 간의 동의가 존재해야 이를 비로소 인연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그녀는 팻말을 목에 걸고 다니고 싶은 심정이다. 


"절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인연이라 부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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