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를 인터뷰하다 #1
널드: 간단히 자기소개 좀 부탁드릴게요.
레이첼(가명): 저는 26살이고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어요.
널드: 개인적인 질문들을 좀 할게요. 혹시 결혼했나요?
레이첼: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피앙세가 있어요. 스코틀랜드 사람이에요. 나이는 40대 중반이고요. 나이 차이가 좀 나죠? 제가 그를 사랑하는 이유는, 우리의 피부 색깔이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저를 사랑해주기 때문입니다. 제가 모든 이들에게 버림받았을 때 오직 그는 저를 위해 있어 줬어요.
널드: 모든 이에게 버림받은 적이 있었다고요?
레이첼: 제가 말한 적은 없지만... 전 딸이 한 명 있어요. 다섯 살 정도 된 딸이에요. 저는 무슬림 집안에서 태어났어요. 스무 살쯤 되어서, 같은 무슬림 남자친구와 처음 섹스를 했는데 그만 덜컥 아이가 생겨버린 거예요. 저도 몰랐어요. 순진했죠. 처음 성관계에서 바로 아이가 생길 줄은... 이 사실은 안 가족들은 아이를 지우라고 이야기도 했고, 당연히 저를 보는 시선이 안 좋을 수밖에 없었어요. 지금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그 당시에는 더 이상 삶을 살아갈 이유가 없다고 느꼈을 정도였어요. 3주 동안 쉬지 않고 울었고, 많이 후회했어요. 아이의 아빠는 출산예정일이 임박해서야 모습을 드러냈어요.
널드: 그 아이 아빠 소식을 듣나요?
레이첼: 아이 아빠는 아이가 3개월 된 이후로 본 적이 없어요. 딸아이가 태어난 지 3개월쯤 됐을 때 아이 아빠와 크게 싸웠어요. 늦은 밤 11시 정도였던 것 같아요. 그 사람은 도로 한복판에서 저를 때렸고, 저는 기절했어요. 그러고는 딸아이를 데려갔어요. 한 네덜란드 백인 남성이 절 발견해서 절 살려주지 않았다면 아마 그 자리에서 죽었을지도 몰라요. 저는 본능적으로 그 사람이 제 딸을 어디로 데려갔을지 알았어요. 그 네덜란드 남자에게 혹시 제 딸을 찾는 걸 도와줄 수 있겠냐고 물어봤어요. 그렇게 그와 딸을 찾으러 나섰고, 아이 아빠는 제가 예상한 곳에 있더군요. 제가 백인 남성과 같이 가서 그런지 아이 아빠는 순순히 제 딸을 돌려줬어요. 왜냐면 이곳 남성들은 백인들을 좀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때 이후로 제 쌍둥이 동생에게 애아빠가 연락이 온 적이 있다고 들었지만 제 동생도, 저도 무시했죠. 그리고 대략 5년이 흘렀어요. 애들은 정말 빨리 크잖아요. 그러니까 제 딸과 길을 가다가 마주쳐도 이 아이가 자신의 딸인지 절대 모를 거예요.
널드: 그럼 지금 피앙세가 딸아이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레이첼: 사실 제 피앙세와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딸이기도 해요. 이 사람은 제가 딸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 전과 후의 태도에 변화가 없었어요. 미래에 대해 그릴 때면 언제나 둘만의 미래가 아닌 셋의 미래를 그리는 사람이에요. 딸도 지금 피앙세를 아빠라고 생각해요. 한 번은 웃긴 일도 있었어요. 딸아이가 피앙세에게 진지하게 묻더라고요. "아빠는 하얀 피부인데 왜 내 피부는 까매?" 제 피앙세는 "그건 네가 엄마를 닮아서 그런 거란다"라고 다정하게 대답해줬어요
널드: 그래도 결국 아이를 지켜냈고 심지어 사랑스럽게 키우고 있기까지 하네요. 정말 멋져요.
레이첼: 이상하게도 아이를 가졌을 때 전 약(아이를 지우는)을 복용하지 않았어요. '혹시 이 아이가 내 인생에서 가질 수 있는 마지막 아이라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저는 아이를 정말 낳고 싶었고 아이를 사랑했나 봐요.
널드: 지금까지도 가족들과는 사이가 좋지 않나요?
레이첼: 사실 제 아빠가 저를 가장 힘들게 했던 사람이었던 건 사실이에요. 제가 아이를 가졌다는 이유로 저를 싫어했어요. 그것 때문에 이 세상은 저를 위한 곳이 아니라는 생각도 했죠. 이제는 좀 편해졌어요. 먼저 제가 종교를 바꿨어요. 저는 이제 교회를 다녀요. 힘든 시기에 기도를 하면서 많이 위로받았던 것 같아요. 지금도 가끔 우울한 생각이 들 때면 하나님께 기도드립니다. 제 아빠도 제 딸을 보면 귀여워해요.
널드: 해외에서 거주할 생각이 있는 건가요?
레이첼: 맞아요. 사실 비자 문제부터 여러 가지 작업을 위해 노력하는 중이에요. 유럽으로 가는 것이라면 상관없지만, 제 딸도 함께 있는 터라 발품도, 비용도 두배로 드는 건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유럽에서 피앙세와 함께 살고 싶어요. 지금은 1년에 한두 번도 채 보지 못하니까요. 물론 가면 쉽지 않을 거란 걸 알아요. 누굴 가르치는 지금 직업은 아마 하지 못할 것 같아요. 백인들은 은연중에 흑인을 경멸하니까요. 제 피앙세는 성인 대상의 지금 교육 말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해보는 걸 추천해요. 사실 그게 더 현실성 있을 것 같아요. 그 배우 이름이 뭐죠? 흑인인데 영국 왕자와 결혼한...
널드: 메건 마클이요?
레이첼: 네 맞아요. 그녀는 흑인인 데다가 이혼도 했지만 잘 살고 있죠.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았잖아요. 직업적으로 뿐만 아니라 또 어려운 점이 있다면, 피앙세의 가족 중에서 제가 첫 번째 흑인이 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음식들도 쉽진 않을 것 같아요. 여러모로 저와 제 딸에겐 도전일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