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너굴양 Jan 11. 2018

[너굴양 그림일기] 추위는 나의 적

너굴양이 그리는 일상

너굴양 그림일기


갑상선 수술한지 벌써 2년이 지났다. 

먼저 경험한 분들이 '겨울을 조심하라'고 누누이 말씀하셨다. 
하지만...나는 작년에도 그렇게 개고생을 하고 또 멍청하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추위가, 나의, 적이었음을.

지난주에 등허리가 써늘한 기분이 들면서 쳇기가 확 올라왔는데, 갑자기 추워지면 그런 일이 잦아졌었다. 제주도는 따뜻하니까 괜찮지 않았냐고? 아아니, 겨울 제주도에서 바람을 맞아본 사람이면 따뜻한 남쪽나라 같은 소리는 못한다. 실제로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면서 체했다. 추워서. 
(어제 오늘 제주는 폭설/강풍 특보가 떴다)

추우면 몸이 순식간에 굳을 때가 있다. 그러면 체한다. 그래도 아주 바보는 아니라서 그럴 때는 조심한다. 작년 겨울에는 이걸 눈치 못채서 밤을 지새며 토한 날도 있다. 아, 그 때 머리통에 올라오는 편두통이란...정말 머리를 자르고 싶을 정도였다. 쳇기가 감기나 두통으로 이어져 며칠씩 고생한 적도 있다. 올 겨울에는 아직 경고가 왔을 때 몸을 납작 엎드려 약 한 번 먹고 잘 넘겼다.

갑작스런 추위는 면역이 떨어진 사람들에겐 정말 무서운 일이다.

괜히 어르신들이 한겨울에 돌아가시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겁이 날 때가 있다. 눈에 띄게 체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라산에서 정말 죽을 것 같이 힘들다는 생각이 오랜만에 들었던 이유는 고도차이로 기온이 떨어지고 눈보라가 치며 바람과 눈발이 내 체력을 순식간에 갉아먹었기 때문이다. 운동을 안해서가 아니라 체력이 너무 빨리 떨어진 게 원인이었다. 초코바 한 두개로는 되는 일이 아니었지.

다행히 몸을 덥히고 잘 쉬면 회복도 빠르다. 대신 밖에서 긴 시간을 버티기 힘들뿐이다. 겨울산행을 쉽게 나서지 않아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짝궁이 서울 오자마자 대상포진 판정을 받았는데, 갑자기 추운 오늘 같은 날은 컨디션이 많이 돌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조심, 또 조심하라고 잔소리를 하게 된다. (오늘 유독 피곤하고 졸리다고 해서 이 글을 쓰게 됐다)

완치되는 병이라는 건 없다. 신경쓰면서 잘 먹고 잘 쉬고 운동하면서 몸을 더 잘 돌보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다. 아프면 예민해질 수 밖에 없다.내가 몸과 마음상태에 유독 예민하고 민감하게 굴 수 밖에 없는 건, 그렇지 않으면 아프기 때문이다.

전에는 또 멍청하게(;;;) 그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에 말려 내 체력을 넘는 일을 해내기도 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일이 잘 끝나도 나는 만신창이가 되었으니까. 그런 사람들과는 그냥 상종을 안하기로 했다. 내 예민함의 근원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과 무슨 일을 하고 교류를 하겠나. 갑상선 같이 작은 기관이 반 없는게 뭐 대수냐는 식으로 말한다. 그 이후로는 안본다. 아니 그리고 이런 멍청한 소리가...인체는 장기 크기 순으로 중요한가보다.

서로 배려하고 그만큼의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들이 내 주변에는 이미 많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렇게 하면 된다, 저렇게 해야 된다'하는 사람들과는 그냥 안보면서 산다. 그리고 그렇게 판단하는 걸 들었을 때 그들의 판단과 다르게 잘 되는 사람들도 너무 많이 봤으니까.

(얘기가 옆으로 샜다)

아무튼 추위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 그래도 제주에 있을 때는 다운점퍼로 몸만 덮어도 춥지 않아서 멋도 내고 그랬는데, 서울 오니까 멋이고 자시고 내 몸 따뜻한게 제일이다. 이것도 본인의 경험이 있거나 아주 가까이서 보아야 이해한다. 나도 컨디션이 좋아지면 멋부터 낸다. 예쁜거 좋다. 나도 멋내면 예쁘다. 하핫.

이렇게 추운 날에는 평소에 건강한 사람도 체력이 떨어진다.

몸매 걱정 말고 맛있는 것, 건강한 것 맛있게 먹고 몸 따뜻하게 돌돌 말고 다니며 1초라도 목이나 허리에 찬 바람이 들어오지 않게 사주경계를 하며 다니시길. 독감, 감기, 각종 염증 같은 것들이 그 바람을 타고 들어오기 십상이다. 사람의 몸은 체온 조절에 가장 많은 에너지를 쓴다. 다이어트는 안추울 때 하면 된다.

홍삼 먹고 자야지.
모두 건강하자요!



너굴양의 작업은

STUDIO HJ 공식 홈페이지

페이스북 페이지 <너굴양>

블로그 <너굴양의 그림일기>

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너굴양 그림일기 in 제주] 누가 누가 예쁘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