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순리와 순수

- 밀물과 썰물

by 갈대의 철학
2017.8.5 영덕에서

순리와 순수

- 밀물과 썰물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바다에 노 저어 가라

배는 어느 부둣가

낯선 이국땅 섬에 정박할지라도


뱃길 가까이

다가서려는 마음을 향해라

떠날 때 지키지 못할 거란 약속으로

비단,

돌아오지 않는 마음이 생기더라도

결코,

썰물이 되어가는 곳으로 잊어서는 안 된다


썰물 때라 두려워 말아라

이내 몸은 떠날 보낼 수가 없을지언정

이 물을 떠나보내면

나는 다시 너를

6시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그때가 도래하면

네 모습은

저 물결치는 파도에 잠식돼 리리


기다리던 마음에

감성도 태우지 말

이성을 찾기에 바쁘게 행동하라


단 1초의 여유라도

붙잡지 못해 떠났던 마음에

서글픈 감정이 일지라도

애석하기만 하지만 말며

더 이상의 슬픔을 간직하는 데에

아껴둔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라


배는 물을 기다리고

나는 뭍 위에 떠밀려온

그 물 위에 다시 나타난

초 현실적인 사랑을 기다릴 테다


밀물 때 사랑을 기다리지 말아라

못다 한 이야기가

밀려왔다

다시 밀려가는 한이 있더라도


파도와 같은 사랑은

늘 바다와 같은 마음일지라도

애써 태연한 척 말을 하지 말아라


훗날 마음의 동요가 다시 일 때

그때의 희망은

절대로 잊지 않도록


안에 고독을 멀리하고

잠자던 파도를 다시 깨워

내 지난날들에 젊은 날의 표상이

노스탤지어의 깃발을 세워

떠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등대가 되어야 한다


2017.8.4 광안리해수욕장에서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