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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의미

- 층층폭포

by 갈대의 철학
층층폭포


눈물의 의미

- 층층폭포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오랜 세월 누구를 위해

그렇게 많은

눈물을 쏟아내여야만 하였는지

그것도 한줄기가 아닌

층층이 탑을 쌓아야만

흘렀었야 할 이유를 말이다

그동안 인고의 세월을

그 누구도 찾는 이 없는 협곡 산중에

홀로 그 기나긴 낙향의 마음을

떠나지 못한 탓을 위로하려 함이 있었던가

기다림에 지쳐서 그랬으면

행여나 찾아올까 봐서도

염려도 그리워하지도 않았을 것을

그리움에 목이 메어서 그랬다면

차라리 언약인들 하지나 말았을 것을

네가 보고파서

내 핑계가 아니어도 좋았었다는 옛 말

살아가는 동안에

잊고 싶어서 떠났어야만 했던 옛 말

이제는 층층이 기다림에 공을 쌓아왔다고

그 오랜 세월을

잘도 견디어 왔었다는 자부심이

너로 하여금

네 쉴 곳의 보금자리였음을

기억하려 하는지

이렇게 실타래 엮듯이

칭칭 엮어가야만 하는

그 오랜 인연을

만들고 가야만 한 까닭을

내가 오히려 너에게 되묻고 싶다

그토록 오랜 세월 앞에

말없이 왈칵 쏟아짐을

그리움에 대한 보상이길 바라는

너의 자존심일까

아님,

네 마음의 일부분을 보여주고 싶은

오랜 지남철에 대한

나에 대한 기다림이 잔뜩 베어 묻어난

오랜

침묵의 배려에서

시작의 전부가 되었을까

너에게서 나는

네 사연을 알게 되기까지

그 숱하게 쌓아온 세월의 먼지를

이제와 네 눈물에 씻기어 떠나보내려 한다


층층폭포
칭칭폭포
비로폭포

2019.10.5 은경대골 하산길에 층층폭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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