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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 낙엽 태우기

by 갈대의 철학

1시간

- 낙엽 태우기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이 가을의 끝자락을 붙들고

나에게 주어진

1시간이라는 시간을 위해

나는 무엇을 위해 기도를 해야 할까

끝없이 깊어만 갈 것 같은 이 가을에서

너에게 마지막 손짓을 건네고

내 마음이 단풍보다 더 붉게 물들기 전에

바람에게 빼앗길 낙엽으로 대신하겠지

마지막 1시간을 위해

나보다 더 큰 나무 위에 걸쳐있는 낙엽을

미리 떨어뜨리고

마당에 떨어진 낙엽을 쓸어 모으며

모닥불을 피워 내어

타는 낙엽을 긁어모아

내 마음의 동심도 함께 태우리


2019.10.18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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