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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Oct 16. 2020

치악에 물들다

- 단풍에 물들다

치악에 물들다

- 단풍에 물들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가슬이 가을이

떠나왔다


긴 시간을 타고

차령산맥을 넘고 넘어

내 마음에 도착했다


치악길 굽이 굽이 돌아서 가면

님 마중 나오시려나


치악 능선길 따라가다 보면

고운님 단풍일랑

새색시 연지곤지 찍어 시집올 테야


치악이 단풍에 물들어간다

내 발길 스친

풀잎들 스쳐지난 인연들 속에

떨어져 바람에

나뒹구는 낙엽 밟는 소리에


내 갈길에 영혼을 깨우는

의식의 행사

신께 바쳐진 내 영혼은

잔잔히 들려오는 바람소리에


내님의 떠나가는 길은

곱게 차려입은 단풍길


내가 지나온 길은

그님 떨어져 밟힌 낙엽길


치악의 가을에 속세를 떠나면

단풍에 취하랴


인간사 세속에 얽매이면

사랑에 취하랴


사랑에 홍취 해

사랑가를 부르랴


이별의 눈물 앞에

홍주에 취하랴


아님

이것 저것도 아닌

잠시 머물다간 떠나간 사랑에

추억의 회상에 젖으랴


나는 나는 그래도

속세에 때가 묻지 않은


그대와 치악이

물드는 가을이 오면


치악 8부 능선에 피어난 사랑

단풍 같은 사랑을 하리



2020.1016  치악산 하프 종주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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