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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Oct 30. 2020

제게 사랑을 고백하는 건가요

- 마음의 열쇠

제게 사랑을 고백하는 건가요

- 마음의 열쇠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어쩌면

사랑이라는 두 글자에

새겨진


내 마음속에 각인된 마음

그대 마음속에 봉인된 사랑


그대의 족쇄에

닫혀버린 마음의 열쇠는

무엇으로 해동이 될까


어느 늦가을 날

이름 모를

떨어진 단풍잎 하나에


바람에 이리저리 나뒹구는

단풍잎 하나 날려오면


내 마음에 굳게 닫혔던

마음의 열쇠는

그대 빗장의 수문이 되어줄까


만추가 오면

나의 사랑도

떨어지는 낙엽 사이로


그대가 알게 모르게

시나브로

그대 곁으로 떨어질라치면


다가올 겨울맞이에

이 가을의 그리움들이 잔뜩 묻어날

낙엽이 수북이 쌓여갈 때면


다가올 겨울은 너로 인해

금세 따뜻해질 거야


어느 이름 모를

낙엽들의 무덤 위에 피어날

마지막 떨어질 단풍의 마음이

그대 사랑이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오늘도 나는

천년의 사랑을 기다려온

행구동 은행나무 밑 단풍이 물드는

그 언덕 위를 서성이고 있을 테니까요


2020.10.29 반곡역 일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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