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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Mar 18. 2021

해 저문 마음

- 눈시울

해 저문 마음

- 눈시울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해 저문 하늘 바라보면

어느새 지는 노을에

붉어진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내 오랜 얼룩진 자화상에 물들어간다


어릴 적 동그라미 그리던

저 하늘 끝에 매달린 마음 하나

창살 없는 네 나래짓은

떠나가는 구름이 되려 하였지


사랑도 하였고

이별도 하였으며

고백에 눈시울도 검게 물들이고


사랑이 희망이 되어가는 노래도 불러보며

사랑으로 괴롭고 슬픈 사연들에

떠나가는 그리움도 알게 되었더라


그대 알아

지는 노을 바라볼 때면

괜스레 눈물이 날 것 같은


아마도

저 붉은 노을이

네 마지막 사랑이었기에

가능했을지도 몰라


내 살아온 나날들

네 지나온 추억들

우리가 함께 나누었던 마음들


이제는

모두 저 구름 걷히기를 기다리지 말자

행여 어떠한 마음이

저 구름 속 해를 뚫지 못하더라도


언제나 기쁨과 슬픔은

해가 떠오를 때와

질 때가 아니라는  것을


그때의 시련과 좌절은 

지금의 마른 장작이 되어

저 해 저문 노을처럼 불에 타지 않

식지 않은 열정의 마음이 되어간다는 것을


나는 네 곁에서 배우는

그 순간들을 모두 잊으리


저 붉게 물들어

타들어가는 내 마음도

곧 네 마음이 되어 알게 되리라는 것을


2021.3.17 반곡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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