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갈대의 철학 May 12. 2022

기다림 2

-  나에게 꽃은 한 마리 나비이다

기다림 2

-  나에게 꽃은 한 마리 나비이다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꽃을 심을 때

나는 사랑한 마음과

정성에 대한 배려를 함께 심습니다


꽃에 물을 줄 때는

나는 영혼을 담아 물을 주고

열정과 정열에 흘러내린

땀방울에 대한 믿음도 함께 나눠 줍니다


꽃잎이 나면

나는 꽃잎에 떨어진 먼지를 닦아주고

꽃이 다치지 않게

아주 조심스럽게 쓰다듬어 줍니다


꽃이 피기 전에

나는 기다림에 대한 인내를 기르고

꽃이 피기 시작하면

그리움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말합니다


꽃에 벌과 나비가 날아들면

꽃을 활짝 피울 수 있도록

마음의 창을 열어두고

가 햇살에

또 다른 마음 하나 걸어둡니다


이 활짝 피어나면

꽃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네며

이제부터 너는

내가 보호해줄 거라 속삭여줍니다


계절이 바뀌어

꽃이 지면

나는 바람에게 부탁하여

다음 생을 위한

기약 없는 약속을 전해달라 말합니다


찬바람이 불어오면

수북이 내 발등에 떨어진 낙엽은

지나온 생에 대한 예의라 하고

그 마음을 담아

다시 회귀할 마음으로 살아올 것을

전해주렵니다


어느새

서리가 내리고 눈이 내리면

네 모습에 하얗게 뒤덮인 하얀 마음이

지금껏 내가 바라고 지켜온 마음이었다는 것을

그 마음은 지금도 유효하다는 것을

다시 네 귓가에 속삭여 말해줍니다


너를 바라만 보아도 좋았었던 시절에

어느 산자락에 외치며 불러보았던

돌아올  메아리는 계곡 깊숙이 묻히어

돌아오지 않았지만,


그래도 나는 아직도

너를 사랑한다고 말해줍니다


꽃이 필 때도

이 질 때도

언제나 나는 그 자리에서

언제나 너는  그곳에서


2022.5.12 장미의 나라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아카시아 꽃향기 따라가다 보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