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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Nov 15. 2022

단풍의 일생

- 우리들의 단풍이야기(2)

단풍의 일생

- 우리들의 단풍이야기(2)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단풍은 태어날 때부터

빨간색이 아니어라


나도 너처럼

너도 나처럼


청춘의 꽃이 피어날 때에는

첫사랑의 하늘만큼 

파릇파릇하였어라


청춘의 마음이 떠나갔을 때에는

가을 낙엽 지듯

해마다 단풍을 바라보는

심정이었어라


나의 청춘을 불러보고

떠나가지 않음을 바라는 것이


문득 비로소 가을바람에

휑하니 불어와 눈을 떠보니

스쳐지난 어린 빰에 흐르는

눈물의 의미가


바람에도 얼어붙지 않고

아직도 내게서 빼앗아 가지 않을

가을바람에 날리며 멀어져 가는

어느 떨어진 낙엽의 의미가 

되어갔어라


퇴색되지도 않은 채

머물러 남아있을 찬바람이 불어와도

옷깃을 여미지 않을 인생미덕은

내게 청춘이  떠나가못할 

사연이 되었어라

2022.11.14  서울 남산 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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