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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가을이 떠나가지 않네

- 아직도 가을이 붙잡고 있구나

by 갈대의 철학

아직도 가을이 떠나가지 않네

- 아직도 가을이 붙잡고 있구나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겨울을 맞이하려 떠나간

가을 철새는

떠남의 그리움을

다가올 겨울에서 기다림을 배운다


가을 겨울 하면 겨울이 다가온다

겨울 겨울 하면 가을이 떠나가려 던

나의 사전에 가을은

이미 퇴색되어 가을을 겨울이라 부른다


나의 가을은

나뭇가지에 마지막 사랑을 주고 떠난

어느 시인의 갈대숲에 숨어

찬바람 불어오는 기슭에

마지막 깃털을 털지 못한 채

떠나지 못한 이름 모를 나그네 새이다


옷깃을 헤이지 못한

갈대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 울부짖는

떠나갈 가을 철새에


어느 날 가을 새의

남쪽나라의 퍼드덕 날갯짓은

나의 진정한 가을이

아직도 떠나가지 못한 마음에

다가올 겨울새에서 찾았음이다

2022.11.24 대전 한밭수목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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