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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Nov 26. 2022

아직도 가을이 떠나가지 않네

-  아직도 가을이 붙잡고 있구나

아직도 가을이 떠나가지  

-  아직도 가을이 붙잡고 있구나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겨울을 맞이하려 떠나간

가을 철새는

떠남의 그리움을

다가올 겨울에서 기다림을 배운다


 겨울 하면 겨울이 다가온다 

겨울 겨울 하면 가을이 떠나가려 

나의 사전에 가을은

이미 퇴색되어 가을을 겨울이라 부른다


나의 가을은

나뭇가지에 마지막 사랑을 주고 떠난

어느 시인의 갈대숲에 숨어

찬바람 불어오는 기슭에

마지막 깃털을 털지 못한 채

떠나지 못한 이름 모를 나그네 새이다


옷깃을 헤이지 못한 

갈대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에 울부짖는 

떠나갈 가을 철새에


어느 가을 새의

남쪽나라의 퍼드덕 날갯짓은

나의 진정한 가을이

아직도 떠나가지 못한 마음에

다가올 겨울새에서  찾았음이다

2022.11.24  대전 한밭수목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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