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면

- 가을 길 겨울 길 그리고 나의 길

by 갈대의 철학

동면

- 가을 길 겨울 길 그리고 나의 길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가을이 떠나가면 어때

떨어져 낙엽진 사이로

지난 우리들 추억은 떠나가지만


내리는 눈 속에 스며들어

퇴적되어 쌓여가는

어느 겨울로 떠나가는 길이

이 가을의 끝에서 만난 길에

다시 만날 추억이

겨울 길 되어

동면으로 걸어가는 길이 되고


겨울이 기다려 주면 어때

어차피 잊히지 못할 마음이라면

떠나가지 못할

아무런 이유라도 되지 않을까?


떠나갈 미련에 피치 못할 마음은

다가올 동지 녘에

기나긴 동면을 깨우기 위한

마지막 사랑의 연습일 거라고


마지막 떠오를 보름달을 바라보는

너의 추억에

간절함이 베어 묻어나는 길이고 싶다


정화수 한 사발에 달빛을 가두어

떠오를 햇살이

지난 달빛과 만나면


나의 지난 마음은 이미

다가올 마음을 마중하는

또 다른 잉태를 위한 동면의 나락으로

떠나가는 길이 되어


너와 내가 만나는 길에

우연히 마주칠 너를 대할 때면

그곳이 바로 내가 걸어가야 할

나의 길이라 여기며


밝아오는 새해를 맞이할 길목에선

우리가 다시 만나는 날이

기나긴 동면으로 떠나온 길을 깨우는

너와 나를

다시 이어주는 홍해의 길로 접어들어


가을지나 겨울 오고

겨울지나 봄을 맞이할 때

비로소 뜨거운 열정의 꽃이 피어나는

계절을 맞이 할 수 길이었다고

아낌없이 말을 전해주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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