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갈대의 연가

- 갈대의 인내

by 갈대의 철학

갈대의 연가

- 갈대의 인내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갈대야 갈대야

풀섶에 앉지 마라

풀섶에 앉으면

우리님 억새인 줄 알아

네 곁에서 잠을 잔다


갈대야 갈대야

강가에 갈대야

험난한 세상에 쓰러질지언정

나의 갈대는 물살에 쓰러지지만

넘어지지는 않는다


갈대야 갈대야

비 내리는 어느 들녘 강가에

물살에 못 이겨 쓰러진 네 모습에

내 숨을 곳이 어디 있냐고 말하면


갈대의 인내는

물 흐르는 대로 살아가라 한다고

물이 떠난 자리에

다시 청허 한 마음에

새순이 돋아

더욱 울창한 섶을 기다리게 하는

청간한 갈대의 희망을 심는다


2023.7.14 치악산 금대트래킹에서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