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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Nov 11. 2024

첫서리

-  첫 마음

첫서리

-  첫 마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서리 내린 아침

지난 밤새 내린 고민의 흔적들


네 눈물 승화되어

별빛 수놓아 내린

은빛 물결의 천사가 내려왔다


고요한 밤하늘에 느끼는 것은

바람 한 점 없이 소리 없는

갈대의 아우성 만이

이곳이 지난 몸부림치던

전라의 몸짓이 되어갔다는 것을


찬서리 첫서리 내리던 날

시간은 잠시 우리들 곁을

멈추나 싶더니

또다시 잰걸음 마냥 러가


서리꽃 피어난 들녘에

차가운 바람 불어와

속삭이듯 다가온 마음 하나


밤새 너의 마음 되어 내린

눈부신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서리를 바라볼 테면


사랑한 순간만큼은

진실이 되어갔었다고


얼음장처럼 차가워진

네 마음을 나는 더 이상

덧없는 순간 속에

있진 않을 거라고 다짐을 하건만


영롱한 아름다움 속에 피어난

이른 아침 가로등 불빛 아래

서성거리다 떠난


네 눈물 뒤로한 채

수북이 내려앉은 지붕 위의 쓸쓸함

첫서리는 그렇게 내 손에 녹아

네 눈물이 되었네


2024.11.8 서리 내리던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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