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의 맹세
바람의 흔적
- 사랑의 맹세
시. 갈대의 철학[蒹葭]
바람의 흔적은
지울 수가 없었다
그날의 모질게 불었던
세찬 바람은
너와 나의
모든 것들을 바람에게 빼앗겨
사랑이라는 거울 앞에
초라한 나신의 그림자도
내비치지 못하였다
바람의 살가운 마음 앞에
무너지는 너를 보면서
난 다짐을 했지
결코
내 사랑을 바람에게
아픈 마음
아픈 추억을 남겨두지 않으리라
그날 바람의 흔적에게
모든 것을 바쳤지만
야속하게도
바람은 이것 만은 남겨두었지
사랑의 맹세
[2018.5.10 청계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