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개는 기차처럼
사랑은 안개처럼
- 안개는 기차처럼
시. 갈대의 철학[蒹葭]
사랑은 안개처럼
안개는 사랑처럼
소리 없이 다가와
때로는
변덕스러운 너의 마음이었다가
내 마음이 변할 때
너의 마음은 다시 안개처럼 다가와
이리저리 내 마음을 휘젓고 떠나가네
사랑은 기차처럼
기차는 안개처럼
사랑을 싣고 떠나와
때로는
희미하게 멀어져 가는
설레는 너의 마음이었다가
내 마음이 돌아설 때
다시 요리저리 갈팡질팡 감추며
너의 마음을 요동치게 하네
안갯속 너머에 기적소리 들려오면
잠시 후 떠날 채비에
내 마음도 바쁘게 움직이며
너의 마음 나의 마음 바쁜 걸음에
발동동 분주하게 만들고
실루엣 된 너의 모습 내 비칠 때
보일 듯이 말듯이 하는
눈부신 햇살에 다시 감춰지고 마네
안갯속 기차 떠나가고
그동안 쌓아왔던 사랑
기적 소리에 묻혀 잊혀 떠나가면
기차 멀어지고 아련한 너의 뒷모습
안갯속으로 다시 스며들 때
내 마음은 고요한
안개의 바다가 되어가고
기차 달리는 속도에
너의 마음 아득히 멀어질라치면
안갯속에 묻혀 떠나는 내 마음도
점점 멀어지고 비워가고 있다네
[2018.4.9 만종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