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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갈대의 철학 Nov 17. 2018

간절히 바라지도 않을 거야

- 간절히 기도도 하지 않을 테야

간절히 바라지도 않을 거야

- 간절히 기도도 하지 않을 테야



                                            시. 갈대의 철학[蒹葭]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려야 하는 것이

내 몫이었다면

누군가를 애절하게 그리워 함은

네 넋으로 남겨두고 떠나련다


하지만
이것이 모두
너를 향한 나의 부족한 사랑에서

시작되었더라면 


욕심의 전부였다는 것을
네게 맡기어도

가슴은 이 가을 찬바람 불어오는
겨울이 오더라도 얼지 못할 것 같아


이제는 간절히 바라지도 못한

두 손 모아 기도도 하지를 않을 테야


기다림 만큼
허무한 마음에 냉정한 이성을
찾을 길 없겠지만
너를 향한 나의 마음은
점점 깊은 나락의 수렁으로 떨어질테니까


그리움만큼
상처된 마음이 먹구름 되어가는
어느 멍든 가을 하늘 바라보노라면 
너의 모든 마음이
내 마음으로 금세 뒤덮힐 것 같은
네 마음이었다가

금세 부메랑 되어 떠나는
내 가슴에 비수 되어 꽂혀오고
돌아오는 이 계절에 더욱 처량하기만 더하더라

너에게 향한 기도를 한 만큼
나의 영혼은
점점 병들어가는 이 계절을 탓할 수는 없겠지만

 시름을 더해가는
세상살이에 덧되는 것이
사랑한 만큼
아픔의 성숙한 고통만 더해가게 만들고

이 가을을 더욱 퇴색되게 물들이며
늙어가는 이 계절에
깊은 고뇌를 되뇌이며 시듬을 잉태하게 만들어간다


서리 맞아 초라한 네 모습에

가을바람 찬서리에 내려앉은 네 모습은


앙상한 몰골이 되어가더라도 
네 전라(全裸)전해주는

동이 뜨는 이른 아침 햇살에 비추는 마음을

금세 사라지며 잊혀져가는
살아가는 네 뒷모습을 바라보는 마음이
먼 발치서 지켜보는 내 심정을 그대는 알려마는

시나브로 날아오를 것 같은
네 날갯짓의 비상이
어쩌면 어느 잠든 이의 못다 부른 노래에
고요한 아침 안개를 깨우고 빛날 때가
진정으로 네 모습이
물안개처럼 피어 올랐을때라


2018.11.17  둔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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