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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객체

- 한 사람

by 갈대의 철학

한 객체

- 한 사람


시. 갈대의 철학[겸가蒹葭]



한 객체가

세상에 태어나

만들어 가는 이야기


어느 한 사랑을 알게 되고

그 한 사람에

만남이라는 허울을 심어주고

그것이 곧 인연이 되었다


떠돌다 만 영혼이


사랑을 알게 되고

그 사랑에 아픔도 배워가고

그 사랑에 웃기도 하였고

그 사랑에 울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 사랑에 이별을 하게 한다


어느 따뜻한 봄날이 찾아오고

봄비가 내리는 어느 저녁에

너와 다정히 걷던 그 길 카페

서로 마주 대하며 두 손 잡고 앉았다


김이 모락모락 서리는

따뜻한 커피 한잔이 주는

감흥에 이끌린 채


이글이글 거리는

네 눈동자를 바라보던 때가 그립던 시절에

내 모든 것들이 타들어가도

네 못 미더운 잔정은 식을 줄 몰랐다


아주 가끔은

이렇게 봄비에 젖어

우수에 잠기다 보면


옛 듣던 흘러나온 노래에 심취해

네 품 인 양하며

곤히 새근새근 잠이 든다


2019.4.10. 봄비를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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