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만 알고 저 복주는 모르시죠?

안 궁금한데 좋은 사람 #7 복주

by 피츠로이 Fitzroy

<안 궁금한데 좋은 인터뷰>


안 궁금한데 좋은 사람 #7 복주




MZ세대만 알고 저 복주는 모르시죠?

“저는 복주입니다만, 복복 자에 중심 주자, 외할머니가 지어주신 제 이름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요. 집안 모든 복을 지탱하는 기둥이잖아요.

1988년에 태어났습니다. ‘엇!, 그럼 88올림픽 베이비!’ 그 말 백 번 정도는 들었습니다. 마음속으로만 생각해 주세요. 굴렁쇠 소년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데 말이죠.

인생은 최대한 심플하게 살고 싶어요. 저는 내가 너무 좋고, 세상에 나만큼 나를 사랑할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산에서 태어나 서울에 온 지 꽤 오랜 시간 지났지만 부산말을 여전히 씁니다. 사투리를 안 쓰려고 노력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옷을 참 좋아하는데,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출근 룩을 주변 사람들이 엄청 좋아해 줬어요. 겉모습은 쌩 날라리 같다고 하는데, 지각을 싫어하고 책임감 강하고 무쟈게 디테일합니다. 하지만 저와 안 맞는다고 생각하는 일은 바로 그만둡니다. 싫어하는 일을 오래 하지 않아요.

다음 주에 출국을 해요, 베트남에서 1년 반 동안 파견 근무를 가게 됐어요. 그런데 저에게 뭐가 궁금하세요?”



내가 직접 인터뷰를 여는 글을 쓰는 게 굉장히 불필요하게 느껴졌다. 그저 복주의 언어를 그대로 갖다 쓰는 것이 복주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그리고 가장 큰 임팩트를 줄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학교에서 마케팅을 공부했지만 십여 년 매장 운영을 맡아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일을 하다, 올해가 시작되면서 비로소 마케팅팀에서 근무를 하게 됐다. 02학번인 나는 마케팅을 4P와 IMC로 공부한 게 전부인 듯한데 그 사이 마케팅이란 실무엔 엄청나게 큰 변화가 있었던 것 같고, 나는 2021년 한 여름에 22년 플랜을 짜면서 혼자서 맨땅에 헤딩을 하고 있었다. 아니 올 하반기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는데 내년 플랜을 짜라니….. 우리 팀은 모두가 입을 모아 내년에도 MZ세대를 소비자의 큰 축으로 봐야 하며 그들의 특성을 명확히 알아야 그에 맞는 탁월한 전략을 세울 수 있음을 힘주어 말했다. MZ세대가 뭐냐…… 네이버에 MZ세대를 검색해 보았다.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네이버 지식 백과-


내가 밀레니얼 세대로서 아주 살짝 발 담그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읭? 내가?), 여기저기 쑤시며 알게 된 그들의 특성을 종합하고 나니 내 머릿속엔 단 한 사람만이 떠올랐다. 복주다. 복주네. 복주였네.

22년 플랜은 아직도 컨펌이 날 기약이 없어 보이고(2개월째다) 나는 그저 갑자기 복주가 궁금해서, 세상을 이끌어 갈 주역이라느니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힘이라느니 떠들어 대는데 정말 그런 걸 생각하고 사는 건지, 그녀에게 인터뷰를 청했다.










에이미: 회사일 때문에 베트남에 가시게 된다고 들었는데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복주: 의류 벤더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제조와 무역을 다 합니다. 저는 해외 영업팀 소속이고,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는 해외 파견 근무가 필수인 회사예요. 베트남 공장에 생산기획 담당으로 가게 될 예정입니다. 1년 반 동안.


에이미: 베트남에 간다는 것을 알고 입사를 하신 건가요?


복주: 네 맞아요.


에이미: 베트남에서 살게 되는 것에 대해 괜찮았던 거군요. 전에 가본 적이 있나요?


복주: 가 본 적은 여러 번 있어요. 전 직장에서도 장/단기 출장으로 여러 번 갔었는데 사실 더운 나라 좋아해요. 여름 좋아하고, 동남아는 다 좋아하고요. 출장으로 갈 땐 회사의 보호를 받으며 안전하게 다녔는데 혼자 살러 간다고 하니까 마음가짐이 좀 다르긴 하네요. 기본적으로 외국 생활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서, 바퀴벌레처럼 잘 적응하리라 생각합니다(웃음)


에이미: 해외 파견 근무 가는 것에 가장 걱정되는 게 있다면 어떤 걸까요?


복주: 업무가 나에게 맞을까 그 생각이요. 지금까지 본사에서 해외 영업을 담당하면서는 공장과 바이어 사이에서 일했다면, 이제는 아예 생산 사이드에서만 일을 하게 되는 거기 때문에 상당히 다른 업무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실제로 이 필드를 경험해 보는 것이 처음인 데다 저 한 명의 업무가 굉장히 광범위해서 걱정이에요 사실.

업무만 내게 잘 맞는다면 크게 걱정되는 것은 없어요. 제가 막 외로움을 타거나 그런 사람은 아니라서요.


에이미: 복주를 겉모습으로만 봤을 때는 평범한 직업은 아닐 것 같다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지금 같은 단순 사무직은 아닐 거란 확신이 있었는데(웃음). ‘자유로운 영혼’ 쪽이 더 어울려서요.


복주: 하하, 저의 기본 DNA는 예술이 맞는 거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좋아했어요. 유치원도 미술 유치원으로 다녔고요.

지금은 부모님 댁이 제주지만 전 부산에서 태어났어요. 아빠도 그림을 잘 그리고, 엄마도 컬러 감각이 좋으니 물려받은 게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초등학교 때 제가 알던 최고의 미대는 홍익대였고 부산에서 예중, 예고 다니다가 홍대 가겠다고 단순하게 생각했어요. 주변 사람들이나 엄마 아빠한테 맨날 그렇게 떠들고 다녔죠. 그런데 아빠가 중학교는 일반 중학교 가고 고등학교 때 예고 가면 된다고 해서 또 심플하게, 한치의 의심하고 없이 그러지 뭐, 하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중학교를 갔어요. 그러다 갑자기!! 집안 사정으로 제주도로 이사를 가게 된 거예요. 모든 게 바뀌었죠. 예고 가는 것도 엎어지고, 생각지도 않았던 제주에 있는 특성화 고등학교에 입학했으니까요. 일본어 배웠어요, 고등학교에서. 그때 좀 인생이 확 달라졌달까, 아무튼 미술의 꿈은 그렇게 끝.


에이미: 아, 일본어를 잘하는 건 그런 이유가 있었던 거네요.


복주: 중학교 때 부산에 있을 때는 고등학교를 내신으로만 갔어요. 인문계는 그냥 뺑뺑이였죠. 전 내신이 좋은 편이라 무조건 인문계 고등학교는 갈 수 있었어요. 그러다 제주도를 간 게 중학교 3학년 2학기였는데, 제주도에는 고입시험이 있는 거예요. 정말 ‘머선일이고?’ 였어요, 멘붕. 앞으로 3개월밖에 안 남았는데, 다른 애들은 3년 동안 고입 시험을 준비했으니 당연히 경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죠.

엄마가 또 꽉 막힌 분은 아니라 “야, 그렇게 스트레스받지 말고, 특성화 고등학교 이런 데 가는 거 어때?” 하시더라고요. 제주에 있는 특성화고 가운데 좀 유명한 곳인 제주 관광 산업 고등학교를 그렇게 가게 된 거예요. 외국어 학과가 그래도 공부 좀 하는 애들이 가고, 막 날라리들만 모여 있는 건 아니라고 해서 골랐어요. 관광 영어, 관광 일본어, 관광 중국어 이렇게 세 개 있었는데 일본어 선택했죠.


에이미: 그 세 개 언어 중에 일본어를 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복주: 제가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손에 컸어요. 외할아버지가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32년도 생, 일제강점기 겪으셨죠. 일본어를 엄청 유창하게 하셨어요. 텔레비전으로 NHK 자주 보시고, 스모 경기 보시고, 아기 때부터 그런 걸 같이 보는데 일본어 글자가 너무 귀엽게 생긴 거예요. の(노)란 글자는 그중에서도 동그란 게 유난히 귀여워서 언젠가 꼭 배우고 싶다 생각했었어요. 그 꿈이 고등학교에서 이뤄졌네요(웃음).

제 일본어는 모두 학원에서 만들어졌어요.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건 수준이 엄청 높진 않았거든요. 학원에서 좋은 선생님들을 만났어요. 저를 엄청 키워주고 싶어 하셨는데 학원비는 어쨌든 내니깐 한 달에 네가 듣고 싶은 수업 다 들어도 된다 하셨을 정도예요. 하루 세 시간씩 학원에 있는 수업 다 듣고 집에 왔어요. 그때 그게 힘든지 몰랐고, 제가 또 부산 사투리 쓰니까 억양도 꽤 그럴싸하더라고요, 일본어랑 저랑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들이 일본어 공부하면서 한자 공부하는 게 가장 힘들다고들 하거든요, 전 한자에도 거부감이 없었어요. 초등학교 1, 2학년 땐가 천자문을 뗐어요. 지금은 물론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웃음)


에이미: 처음 고른 직장은 어떤 곳이었나요?


복주: 제주 신라호텔에서 컨시어지 일을 했는데 저는 안 맞으면 바로 그만두는 스타일이라 4개월 만에 그만두고 4개월 일한 돈으로 태국 여행을 갔어요. 태국에 친구들이 있는데, 태국에서 취업하고 살아볼까 갑자기 생각이 들어서 아고다에 이력서를 넣고 기다리고 있었죠. 그러다 어느 날 친한 오빠가 취업을 했다고 연락이 왔는데 원단 만지고 옷을 만든다는 거예요. 나는 옷을 좋아하니까 나도 그 일할래, 했죠. 그때까지만 해도 패션 관련 직종 하면 디자인하는 것만 생각했지 의류 생산이나 해외 영업 같은 건 아예 몰랐어요. 오빠가 우리나라의 3대 벤더가 어디 어디 있는 데 거기 한 번 찾아봐 하더라고요. 흐음, 그래서 여기저기 뒤져보니 한솔섬유에서 일본 영업을 뽑는다는 공고가 있는 거예요. 타이밍 기가 막히네 생각했어요. 뭔가 술술 풀리는 느낌이랄까. 그렇게 해서 유니클로 바이어 담당으로 이쪽 일에 처음으로 발 담그게 된 거죠. 그곳에서 총 5년 5개월 일했네요.


에이미: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좋아하나요?


복주: 애증인 거 같아요. 복잡한 마음. 처음 유니클로 바이어 담당으로 일을 시작했을 땐 모든 게 재밌었어요. 야근하는 것도 너무 재밌고, 주말에도 너무 출근이 하고 싶은 거예요, 일이 하고 싶어서. 사람들이 말하는 월요병이 이해가 안 됐어요. 그때가 딱 열정이 끝을 달릴 때였나 봐요. 2년 정도.

거기 퇴사할 때는 진절머리가 나서, 의류 벤더 업계를 영원히 떠나겠다, 우리 말로 '봉제 탈출'이라고 하는데 나 봉탈한다 하면서 서울 생활을 아예 정리했어요. 제주도로 짐 싸서 내려갔죠. 그러다 작년 지금의 회사에 다시 입사했어요. 짐을 또 싸가지고 올라왔죠(웃음).

일 자체를 싫어하진 않아요. 다만 제가 워낙 빨리 질리는 성격인데, 그럼에도 길게 일할 수 있는 이유는 뭔가 항상 새로운 게 있어서예요. 매년 새로운 원단이 나오고, 새로운 스타일을 만들고, 그러니까 질릴 틈이 없고, 그 와중에 사고는 항상 터지고, 수습은 해야 하고 매일이 다이내믹하죠. 그래서 지금까지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싶어요.


에이미: 와, 그걸 스트레스로 안 받아들이는 게 놀라운데요. 저는 매달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야 하는 게 큰 스트레스거든요. 전과 달라야 하고, 좋은 아이디어야 한다는 압박감. 그래서 가끔 단순 노동하고 싶어요. 공장에서 하는 가내수공업 같은 거.


복주: 저야말로 인생을 최대한 심플하게 살고 싶은 타입입니다. 저는 아닌 거 같으면 차장님이랑도 막 싸우고 그래요.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냐 하면서 쌈닭처럼 싸우고 다녔어요. 열 받으면 분에 못 이겨서 울고요(웃음). 그런데 퇴근하면 그걸 잊어버려요. 던져 버려요. 그 마음을 그냥 회사에 가만히 두고 오는 거야. 퇴근해서까지 신경 써야 하는 게 싫어가지고. 단순하면 되더라고요. 회사를 떠나는 순간 일을 잊고요, 다른 거에 집중합니다.


에이미: 이전 질문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 같은데 일과 내 시간에 대한 밸런스에 대해 생각하는지 궁금했어요. 일과 여가 시간을 잘 분리하는지. 답은 ‘예스’ 인 것 같네요?


복주: 예스가 맞는데, 그런데 처음엔 잘 못했어요. 야근을 너무 많이 했어요. 원체 야근이 많은 직종이긴 해요. 생산기지가 동남아나 남미인데 우리나라랑 시차가 있잖아요. 우리가 업무를 6시에 끝내도 아직 다른 나라는 근무를 하고 있으니 야근이 뭔가 항상 디폴트 같은 느낌이었어요.

저는 일을 장시간 천천히 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집중해서 빨리 끝내고 빨리 집에 가자 주의예요. 미루는 걸 좋아하지 않고요. 매일 아침 오늘 하루해야 할 일의 리스트를 적고, 형광펜으로 하나하나 클리어 해나가는 성취감을 즐겨요. 어떤 느낌인지 아시죠? 연차가 쌓이면서 요령이 생긴 것 같고, 그래서 요즘은 야근을 많이 안 하는 편이에요. 빨리 퇴근하고, 잊어버리고, 내 시간을 즐깁니다.



그 마음을 그냥 회사에 가만히 두고 오는 거야





에이미: 복주가 태어났을 때 들었던 에피소드가 있으면 들려주세요. 그때가 몇 년이었죠?


복주: 1988년이요. (눈치)네 맞아요, 올림픽 있던 해요. 외가 쪽에선 제가 첫 손주이자 첫 손녀예요. 외가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어요. 안 해준 게 없데요, 그것도 항상 제일 좋은 걸로 다 가. 저희 집이 불교인데 백일잔치 때 엄청 큰 절에 가서 많은 스님들의 축복을 받는 의식? 행사 같은 걸 했었데요.

제가 또 흥이 많았는데, 예전엔 길 가다 보면 리어카에서 테이프를 팔곤 했잖아요. 크게 음악 틀어 놓고요. 그 음악 소리가 들리면 그냥 지나가지를 못했데요. 거기 서서 흥이 풀릴 때까지 충분히 춤을 추고 나서야 지나갈 수 있었데요. 그게 이어졌는지 크면서도 춤은 잘 추고 싶었어요, 춤 잘 추는 사람이 부럽더라고요. 춤에 대한 욕심은 있는데 노력은 많이 안 했던 것 같아요. 노래는 목소리로 감동을 주잖아요. 춤은 움직임, 무브먼트로 사람에게 감동을 준다고 생각해요. 내 몸 자체가 악기가 돼서 표현하는 거, 진짜 너무 멋있어요.


에이미: 돌아가고 싶은 어린 시절이 있나요? 요즘 제가 넷플릭스에서 뒤늦게 정주행하고 있는 드라마가 하나 있는데, '라켓 소년단'이라고 아실까요. 머리 식히려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요즘 너무 빠져서 봐요. 특히 어젯밤에 보면서 좀 많이 울었는데 그걸 보며 나의 어린 시절을 많이 생각해요. 그립기도 하고요. 어렸을 때 처음으로 장례식장 갔을 때의 느낌을 잘 표현해 주었더라고요. 장례식장에서 사람들이 너무 신나게 떠들며 술 먹고, 화투 치고, 웃고 하는 게 이상했거든요. 이 사람들은 안 슬픈가 여긴 왜 온 건가 그런 생각.


복주: 지난 간 것에 대해서 후회를 안 하는 성격이에요. 걱정 없던 유년기가 너무 좋았죠. 사랑받고 건강하게 크는 게 일이었으니까. 그리고 10대 20대도 좋았어요. 그때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거라 생각하고요.

너무 좋아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는 건 아닌데, 되돌아보면,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부모님이 조금씩 늙어가는 것이 너무 슬퍼서 그분들의 전성기였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드네요.


에이미: 말투에서 이미 지방 출신인 게 티가 나는데, 부산말인 거죠?


복주: 34.5년 인생에서 가장 오래 산 게 부산이에요, 반은 부산에 있었죠. 부산 사투리를 딱히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어요. 지금 인터뷰하면서 사투리를 거의 안 쓰고 있는 건데 평소엔 더 심하고 특히 반말할 때 더 잘 나와요.

제주도에 이사 갔을 때, 병원을 가든 어딜 가든 말투 때문에 티가 나는 거예요, 외지인인 것이. 사투리 아직도 안 고쳤어? 아직도 사투리 써? 이런 말 진짜 많이 듣는데 내가 왜 고쳐야 되는데? 이렇게 반문해요. 굳이 뭐, 왜 그래야 할까요, 부산 사투리는 나의 아이덴티티 중 하나인데.


에이미: 서울 오면 서울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서 말투 조심하고 그러지 않나요, 저는 국민학교 4학년 때 안동에서 수원으로 전학을 갔는데 반 친구들이 쟤 사투리 쓴다고 촌스럽다고 하면서 같이 안 놀아줬거든요. 왕따였어요 그래서. 점심시간에 같이 도시락 먹을 사람이 없으면 학교생활은 끝난 거잖아요.


복주: 자부심이 있는 거 같아요. 서울보다 부산이 좋다는. 스스로가 사투리 쓸 때의 매력을 잘 알고 있는 것 같고, 굳이 내 매력을 없앨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회사에서 일할 때 지금 인터뷰하는 하는 정도로 사투리를 안 쓰는데 모두 어떻게 눈치를 채더라고요. 업체 분들이랑 통화를 하게 되면 ‘어디 분이세요? 경상도 쪽 분이세요?’ 물어보고 ‘아니 어떻게 아셨어요? 저 지금 안 쓰고 있는 건데’ 하면 ‘아유 바로 알죠. 그걸 어찌 모르나’ 맨날 이런 식.


에이미: 멋있네요, 당당한 게.


복주: 아유, 당당한 거 빼면 시체죠.




부모님이 조금씩 늙어가는 것이 너무 슬퍼서 그분들의 전성기였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드네요





에이미: 가장 많이 이용하는 쇼핑 스폿은 어디인가요?


복주: 옷 쇼핑을 가장 많이 하고요, 딱 한 곳을 고르기가 너무 어려워요. 굳이 한 곳을 뽑자면 빈티지 숍? 옷의 희소성을 좋아해요. 빈티지는 한 장 밖에 없고 이걸 놓치면 끝이라는 생각에 홀려서 사죠. 제가 입는 옷 스타일이 다 섞여 있어서 엄청 짬뽕인데, 믹스 매치를 좋아하거든요.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게 원피스를 입고 운동화를 신지만, 예전에는 그런 게 흔치 않았죠. 믹스 매치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가 많이 없을 때니까.


에이미: 그게 한 끗 차이로 잘 못 입으면 패션 테러리스트가 되는 거잖아요(웃음). 시도하기 쉽지 않은 분야가 믹스 매치 같아요. 온라인에서도 물건을 자주 구매하나요? 저는 아직도 온라인 쇼핑은 실패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옷을 온라인에서 사기 시작한 지 정말 얼마 안 됐어요.


복주: 엄청 자주 하고요, 저는 온라인 쇼핑에서도 실패가 적어요. 봤을 때 나랑 잘 어울리겠다 하는 아이템을 고르는 능력이 있어요.

에이미: 주변에 옷 좋아하는, 옷 잘 입는 친구 한 명씩 있잖아요. 복주가 딱 그런 사람일 거 같은데 패션에 관심이 많아진 계기가 따로 있나요?


복주: 엄마가 옷을 좋아했던 거 같아요. 기본적으로 옷 잘 입으시고요. 옷에 신경을 많이 쓰는 환경에서 자라서 인지 늘 옷에 관심이 많았는데 저는 모든 사람이 다 그런 줄 알았어요. 나중에 알았어요,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유독 심하게 좋아한다는 걸. 크면서 알았죠, 주변에 친구들 보면서. 글쎄 옷 욕심 없는 사람도 있더라고요. 그게 너무 이상한 거예요. 어떻게 옷에 욕심이 없을 수가 있지? 자기는 사고 싶은 게 없고 아무거나 입어도 된다는 친구가 있는 거예요!!! 그런 게 역으로 너무 신기했죠.

언제서부터 옷이 좋아졌는지 뚜렷한 시점을 알 수 없어요. 그냥 본 투 비 같은 느낌이에요. 의류 쪽 일을 하면서 더욱 좋아진 것 같고요.


에이미: 주변 사람들이 복주에게 옷 선물 잘 못할 거 같아요. 확고한 기준이 있어서.


복주: 쉽게 할 수 없죠. 고등학교 때인가 저를 좋아했던 오빠가 있었는데 어느 날 셔츠 원피스 같은 걸 사줬어요. 단 한 번도 입지 않았어요. 내 스타일이 아니었어요. 호불호가 강해서 내가 원하는 게 아니면 안 입게 되는 거 같아요. 이기적인가. 그 사람 이후론 옷 선물해 주는 사람 못 봤어요(웃음).


에이미: 패션은 주로 어디서 참고하나요? 또 복주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은 뭔가요?


복주: 참고하는 데가 없습니다. 복주 스타일. 그냥 혼자 배웠어요.

유니크한 쪽이 저랑 잘 어울려요. 그리고 무조건 편해야 하고요. 여성스러운 쪽은 안 좋아합니다. 나풀나풀 한 프릴 같은 거. 제가 그런 걸 입으면 사람들도 어색해하고요.

자기 체형을 잘 파악하고 있으면 옷을 고르기가 쉬울 것 같아요.


에이미: 옷을 잘 입기까지 과도기 같은 게 있잖아요. 이렇게 저렇게 시도하고 입어보고 아 이건 예쁘구나, 이건 아니구나 알아가는 과정? 그 과정을 나중에 보면 너무 흑역사고요. 와, 나 이러고 다녔어? 이불킥 하게 되는. 저는 딱 그 시점이 보이더라고요.


복주: 분명 있긴 있었을 텐데.... 스스로 느끼는 과도기는 모르겠어요. 저는 당당함이 기본 베이스여서, 남들이 이건 아니지 그래도 내가 봐서 내가 예쁘면 입습니다.

아, 좀 별로였을 땐 그때였나...... 제가 평소 구두를 안 신는데요, 막 대학 들어가니까 여자애들이 엄청 힐을 신고 다니더라고요. 제가 나온 국립 제주 대학교는 한라산 중턱 언덕배기를 올라가야 하는데, 그중에서도 우리 과가 가장 높았어요. 발목 꺾어질 것 같은데 다 구두 신고 다니길래 저도 따라서 신어 본 적이 있거든요. 청바지에 구두 신는 스타일이요. 그때 괜히 그랬다 싶어요. 발이 너무 아팠거든요. 앞에도 말했지만 저는 절대적으로 편한 패션을 좋아합니다.


에이미: 패션은 애티튜드다, 당당하면 그만이다,라고 말씀하셨지만,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의 패션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해요. 관대한 편인지 엄격한지.


복주: 남들 패션에서는 굉장히 엄격해요(웃음). 아닌 건 아니다 말하고, 그것보단 이게 낫지 않니,라고 제안도 하고요. 물론 잘 어울리는 건 폭풍 칭찬하죠.

그래서 말인데 제가 옷 장사하면 대박 날 것 같아요. 회사 돈을 불려줄 게 아니라 제 장사를 해야 할 것 같아요. 근데 상처를 잘 받는 사람은 우리 가게 안 오겠지?(웃음). 하지만 배워야 발전하니까...... 아, 성장하고 싶은 사람 모집! 이렇게 접근해야겠네요.


에이미: 옷을 살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복주: 소재, 디자인, 핏 이렇게 봅니다. 아, 말하고 나니 다 보는 것 같네. 아무래도 이쪽 일을 하니 소재를 관심 있게 보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제일 중요한 거, 저 세 개를 다 띄어 넘는 것은 본인에게 어울리냐 안 어울리냐 인 것 같아요. 아무리 좋고 예쁜 옷이어도 입는 사람의 라이프스타일, 무드와 안 어울리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에이미: 제 지인 중 한 명은 아무리 비싼 거라도 본인이 원하는 가구 있으면 큰돈을 쓰는 것에 망설이지 않는데, 설치비가 너무 아깝데요. 자기는 설치비를 추가로 내는 것이 이상하게 용납이 안 된다고, 그래서 절대로 설치비가 드는 건 구매하지 않는데요.

소비에 있어서 플렉스 하는 부분은 어떤 카테고리인가요? 반대로 자린고비인 부분은?


복주: 저는 배송비에 있어서 엄청 엄격해요. 무료 배송이 아닌 것에 화가 나고요. 한 가지 예로 이번 해외 파견 근무 준비하면서 샤워기 필터를 사게 되었어요. 베트남이 물이 안 좋아서 필터를 끼고 자주 갈아주면 좋다고 들었거든요. 필터를 업체별로 알아보고, 가장 리즈너블 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픽 했어요. 그런데 그게 10개들이 한 팩 4천 원이었는데, 5만 원 이상이어야 무료 배송인 거예요. 그래서 130개를 샀어요. 13세트를 산 거죠. 배송비를 내느니 차라리 남는 게 낫다는 생각입니다. 쿠팡도 와우 멤버예요. 뭔지 아시죠? 한 달에 2,900원으로 무료 배송, 무료 반품하고 있어요.

하나 더 아까운 게 있는데 택시비요. 내가 두 다리가 멀쩡한데 왜 굳이 택시를? 서울 교통체증 생각하면 항상 택시가 빠른 것도 아니고요. 택시비 쓰는 거 엄격합니다.




저는 당당함이 기본 베이스여서...





에이미: 요즘 정말 다양한 소셜 미디어들을 통해 서로가 소통하고 있는 시대인데 주로 어떤 걸 사용하세요? 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SNS는 무엇인가요?


복주: SNS 자주 합니다. 예전에는 페이스북을 열심히 했었고, 지금은 인스타그램을 하고 있는데 중독까진 아니어도 재밌어요. 사람들 사는 거 보는 것도 좋고 트렌드도 가장 빨리 알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요.

다만 SNS도 하나의 세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세상에서만 갇혀 있는 건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자신에게 솔직해지지 못할 것 같은 느낌? 현실은 구렁텅이인데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아요.


에이미: 복주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라오는 ‘출근해 퇴근해’ 시리즈를 굉장히 좋아했는데요.


복주: 아, 그거 팬이 많았죠. 안 올리면 오늘은 왜 안 올라오냐고 언니들에게 DM(다이렉트 메시지) 많이 받았어요.

에이미: 거기서 복주의 출근 패션을 보는 게 꽤 재밌었어요.


복주: 사람들이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오늘은 뭐 입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실제로.

아, 한 번은 출근해 영상 찍고 크게 넘어진 적이 있어요. 항상 동일한 시간에 버스를 타는 데 그날따라 차가 엄청 막혔어요. 저는 무조건 8시 5분에 지문을 찍어서 출근 등록을 하거든요. 시간이 너무 없는 거예요.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죠. 빨리 지문 찍어야 한다는 생각만 했어요. 그날 H 라인 슬립 원피스에 바지를 입었는데, 다리를 쫙 찢으면서 심하게 넘어졌어요. 저는 한 번도 지각을 안 했거든요. 지각하기가 너무 싫어서 다시 일어나서 무조건 달렸어요. 8시 3분에 극적으로 지문을 찍고 나니 팔이 너무 아픈 거예요. 왜지? 하고 보니 피가 철철 나고 있었어요. 그렇게 많이 다쳤는지 몰랐는데 살점이 거의 다 날아가서 안이 하얗게 보이더라고요, 흉터 크게 남겠다 생각했어요. 나이 34.5세에 이게 무슨 일인가, 전 어렸을 때도 안 넘어지던 애였는데. 차장님들이 흉터 보더니 그냥 지각을 하지 그랬냐며 너도 참 대단하다고, 지금도 가끔 말씀하세요.




그냥 지각을 하지 그랬냐





에이미: 복주가 가장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복주: 쇼핑이요, 아 아니다, 실패 없는 쇼핑이요. 실패 없는 쇼핑에는 대가가 필요합니다. 제가 엄청 꼼꼼하거든요? 제 스스로가 질릴 정도인데 사람들은 잘 못 믿어요. 에이, 니가 꼼꼼하다고? 이런 반응이에요.

베트남으로 출근하면 2주간 격리를 해야 하거든요. 그때 쓸려고 접이식 커피포트를 하나 샀어요. 10개의 브랜드를 직접 다 받아서 테스팅을 다 해본 거예요. 안전성도 있어야 하고 일정 온도가 되면 자동으로 꺼져야 하고, 씻기 편한지, 코드 선을 분리할 수 있는지, 온갖 것을 테스트하느라 너무 힘들었어요. 디자인 예뻐도 불편하면 탈락이고요. 결국 최종으로 하나를 고르긴 했어요.

최근 아이패드도 하나 샀는데, 두 개를 주문해서 테스트해 보고 결국 하나를 골랐어요. 하나는 반품하고요. 그거 테스트하는 데 하루를 다 썼더라고요.


에이미: 피곤하지 않아요?


복주: (웃음) 너어무 피곤하죠. 그렇지만 소비를 할 땐 확실한 것에 해야지 허투루 쓸 수가 없어요. 대충이 용납이 안돼요. 완벽주의자라서요. 완벽주의 라니 그런 거 전혀 없이 보이고 인생을 되게 설렁설렁 살 거 같은데 또 안 그렇죠? 반전 매력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에이미: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까지의 선택을 하잖아요. 무언가를 선택할 때 기준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복주: 내가 하고 싶으냐 안 하고 싶으냐.

이번 파견 가는 것도 죽어도 가기 싫은데 먹고살아야 하니까 가야지, 그런 마음이었으면 안 갔을 거예요. 경험해 보고 싶고, 생산일을 실제 현장에서 배워보고 싶으니까 가는 거예요. 모든 선택은 결국 내가 하고 싶으냐 아니냐, 그걸로 판단하고 선택합니다.


에이미: 나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나요? 누군가 복주는 어떤 사람이에요, 하고 물으면 잘 설명해 줄 수 있나요?


복주: 물론 설명해 줄 수 있죠. 호불호가 강한 사람이고, 옷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흥이 많은 사람이에요. 나 자신을 다른 사람한테 표현하는 게 어렵지 않아요.

좋아해, 싫어해, 물어봤을 때 애매하게 대답하는 사람도 있고, 또 자신의 취향을 잘 모르는 사람도 있잖아요. 저는 제 취향을 정확하게 알고 또 그것을 1초 만에 대답할 수 있습니다.


에이미: 자존감이 높은 사람인가요? 나 자신에 대한 만족도를 점수로 매긴 다면 얼마를 주시겠어요?


복주: 나 자신을 너무 좋아해요. 세상에서 나를 나만큼 좋아해 주는 사람은 없을 것 같아요.

제가 연애를 안 한 지도 굉장히 오래됐거든요. 딱히 남자친구를 만날 생각도 없어요. 왜냐, 나보다 더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서요. 나를 너무 좋아하는데, 내가 나보다 상대를 더 좋아하는 게 될까 싶어요.


에이미: 실은, 말씀드렸지만 MZ세대에 대해 공부하다가 이뤄지게 된 인터뷰예요, 이게. 나의 작은 힘이 대한민국을 움직이고 혹은 달라지게 할 수 있다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세요? 복주 같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 문화와 트렌드를 새로 만들어 간다는 것에?


복주: 바뀔 수도 있겠죠.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모이고 모이면 큰 흐름은 만들어지지 않을까요? 하지만 니가 바꿀 수 있니 물으면 그건 잘 모르겠어요. 전 그냥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사는 사람이고, 내가 세상을 바꿀 거란 생각을 하면서 살지 않으니까요. 그런 거창한 건 잘 모르겠어요. 그냥 복주가 복주처럼 살 거예요.










자존감이 낮은 나 같은 사람의 가장 큰 특징은 나보다 남의 칭찬에 움직인다는 것이다. 일을 열심히 하는 이유는 나의 만족이 아니라 상사에게 칭찬받기 위해서, 동료에게 인정받기 위해서였다. 나를 힘나게 하는 동력이 타인의 시선과 관심, 칭찬과 인정이다 보니 내가 한 것에 대해 아무런 피드백을 받지 못하면 자꾸 좌절했다. 그리곤 아무도 조언을 해주지 않는다고 멘토가 필요하다고 딴소리를 했다. 이건 내가 해낸 정말 멋진 일임을 내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지나가다 본 짧은 영상엔 장항준 감독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내가 대단한 사람이 아님을 인정하고, 내 위치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더니 모든 것에 ‘선방했다’라는 마음이 든다고.

“숫자도 겨우 쓰던 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다니? 와아, 선방했다.”

현재 인생에 너무 만족한다는 그의 말에, 인생을 살고 모든 일을 해내는 주체가 나인데 왜 나는 내가 아닌 남의 만족에 귀 기울여야 했나 뭔가 심하게 잘 못 되었음을 깨달았다.

복주가 생각난 건 순전히 일 때문이었지만, 나는 당당한 누군가를 찾고 싶었던 것 같다. 자신을 좋아하고 자존감이 높고, 남 때문에 쉽게 흔들리지 않을 사람을.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우리나라를 움직이는 주축이라면 나는 그들과 함께 이 세상을 사는 것이 너무 기쁠 것 같다. 자기편이 되어 인생의 만족도를 높이는 사람들. “내가 최고야!”, “내가 마음만 먹으면 못 하는 게 없지.”, “내가 누군지 알아? 나, 복주야!”라고 말하는 사람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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