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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늘보 Feb 27. 2022

프렌치롤과 계란스프레드

2월 1주차_아침상 뚝딱 차려내고 사진 찍는 나는

#1 차돌된장국과 샤인머스캣


  기나긴 연휴가 지나가고, 출근이 심히 어색한 목요일 아침. 잠시 손 놓고 있던 아침밥 기록은 까먹지 않고 기다렸다는 듯 아침상 뚝딱 차려내고 사진 찍는 나는.


  지난번 된장국수 만들고 남겨둔 국물을 해동시키고, 당신 스스로도 참 맛있게 됐다는 엄마의 배추김치를 꺼내고, 누나가 보낸 샤인머스캣 몇 알을 그릇에 담았다.


  허리 아플 정도로 누워만 있다 끝나버린 연휴보다 아침밥 먹고 출근하는 오늘이 왠지 더 좋은 내가 조금 이상해졌나 싶지만. 본격적인 2월에 첫 발을 내딛는 기분이 자못 상쾌하다.(22.02.03)


흰쌀밥, 차돌된장국, 깻잎장아찌, 마늘쫑, 배추김치, 샤인머스캣, 사과즙


#2 프렌치롤과 계란스프레드


  명절에 밥솥을 본가에 빌려 드리고 안 가져온 데다 냉동밥도 다 떨어졌다. 냉동실에 얼려둔 빵이 생각나 얼른 두 개를 꺼내 토스트기에 구웠다. 하나 남은 계란 스프레드와 낫또도 꺼냈다. 간신히 아침밥의 구색은 갖추었다.


  어제는 대선후보 토론회를 보며 폼롤러에 몸을 굴리고 가벼운 스트레칭을 했다. 이렇게 몸을 움직여 본 게 언제였나 싶어 개운한 기분이 들었다. 두 시간의 토론회는 끝났고 저마다 자기가 잘했다고 우기겠지만, 재 속에 남은 불씨에 일말의 안도감이 들었다.


  금방 찾아온 주말에는 다시 플룻을 불어보기로 했다. 지난 연습 영상을 찾아보니 홀쭉한 내 모습에 한 번 놀랐고 무언가에 집중하는 내 모습에 또 한 번 놀랐다. 그때보다 지금 더 잘해볼 수 있을 것 같은 의욕이 샘솟는다. 어렵게 주어진 새마음으로 오랜만에 플룻과 메트로놈과 거치대를 챙겼다. 혼자가 아닌 여전히 함께하는 친구들이 있어 또 한 번 용기를 내본다.(22.02.04)



프렌치롤, 계란스프레드, 낫또, 블랙올리브, 딸기잼, 애플터버잼, 아몬드우유


어렵게 주어진
새마음으로
오랜만에
플룻과
메트로놈과
거치대를
챙겼다.





글, 사진 / 나무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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