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뉴로그림 노운 Mar 16. 2023

덜 먹는데 돈은 더 드는 이상한 현상

식단 조절의 어려움


운동을 시작했다. 식단 관리가 병행되어야 한단다. 태어나서 다이어트라고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내가 먹는 모든 것을 확인해 가며 먹어야 하는 이 상황이 생소하다. 다이어트나 식단 관리가 필요한 내분비내과나 가정의학과 의사도 아니고, 살이 잘 찌는 체질은 아닌지라 일부러 다이어트를 시도해 볼 일도 없었다. 보다 장기적인 건강한 생활을 위한 식단 관리의 필요성을 느끼고 더 늦기 전에 식단을 관리해 보기로 하였다.





의학적으로는 혈당 스파이크를 낮추는 것이 좋다. 혈당이 삐죽 올라가는 구간을 최소화하여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 혈당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산화 스트레스를 주고 염증을 일으키는 것을 막아야 한다. 혈당 스파이크를 피하는 법을 살펴보면,


1) 좋아하는 음식을 줄이거나 변형한다.

2) 음식에 다른 영양소를 첨가한다.

3) 먹는 순서를 바꾼다. 


일단은 달달한 음식, 단순당이 높은 음식을 줄인다. 덜 단 음식들을 먹고, 식후에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디저트를 단독으로 먹으면 스파이크가 일어나지만, 섬유질이 많은 음식이나 지방이 섞인 것을 먹고 나서 단 것을 먹으면 덜 일어난다. 따라서 식후에 디저트를 소량 먹는 것은 단독으로 먹는 것보다 혈당 관점에서는 유리하다. 물론 혈당 스파이크를 낮추기 위해 너무 많은 섬유질이나 지방을 먹게 되면 전체적인 칼로리가 많아지므로, 체중 관리나 다이어트 면에서는 불리할 수 있으니, 적당량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겠다.





1. 영양학적인 이론이 그러하다면, 우선 내겐 섬유질이 많은 음식, 이 필요하다. 잎사귀가 넓은 채소나 길쭉한 셀러리 같은 것들, 종류는 다양하지만 종류 불문 어떠한 풀 종류도 괜찮다. 식이 섬유가 풍부한 풀을 먹으면 소화가 빨리 안되고 포만감을 주면서 음식물이 내려가는 속도를 줄여 혈당 상승을 막을 수 있다. 장 속에 있는 몸에 좋은 세균의 좋은 먹잇감이 되어 건강한 장내 세균총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 마켓컬리를 열었다. 샐러드도 종류가 얼마나 다양한지. 가늘고 길게 가려면 간편하게 준비해 먹을 수 있는 것이 좋겠다. 한 끼 분량으로 소분되어 있는 샐러드 종류를 쟁여 놓았다. 남편 점심으로도 챙겨주기 편한 사각 소분된 풀들을 준비했다. 샐러드도 은근 돈이 많이 드네?





2. 견과류 같은 지방을 같이 먹거나 순서를 바꿔 먹으면 혈당 스파이크 관점에서는 유리하다고 하였다. 견과류가 필요하겠어. 역시 가늘고 길게 유지하려면 간편함이 최고지. 일일 하루 견과류를 골랐다. 장바구니가 차곡차곡 쌓이고 금액이 올라간다. 하루에 두 명이 매일 두 개씩 먹어치우니, 소진 속도가 엄청나다. 돌아서면 다시 사놓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예전엔 없으면 그냥 안 먹었는데 매일 챙겨 먹으려니 돈이 많이 드네?





3. 혈당 관점으로만 봐서는 될 일이 아니지. 뭐니 뭐니 해도 운동하면서 득근하기에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단백질이지. 단백질의 세계도 무궁무진하였다. 일단 제일 만만한 닭가슴살부터 사 본다. 퍽퍽한 식감이 싫어 질색하는 남편을 위해 다소 마늘맛이나 데리야끼맛, 기왕이면 부드러운 종류로 쟁였다. 마트에 닭가슴살만 왕창 모여 있는 것은 싸던데, 매번 데쳐야 할 수고로움을 버틸 자신이 없다. 그저 간편하게 레인지에 데워 먹으면 되는 것들로 골랐다. 소고기, 닭가슴살, 연어, 생선 등, 평소에는 집에 있는 대로 냉장고 파먹기 해왔는데, 매 끼에 100g씩은 일부러 챙겨 넣으려니 매번 사는 게 일이다. kg당 1-2g가량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으니, 닭가슴살 100g당 약 23g의 단백질이 있고 달걀 하나에 7.5g 정도가 있다고 하니 매끼 그 정도씩 넣어야 충분히 보충되는 셈이다. 닭가슴살이 지겨울 때면 연어나 소고기 등 다른 종류의 단백질로 냉장고를 채워놓아야 하니 이것도 만만치 않게 돈이 많이 든다!


4. 공복을 잘 견디지 못하는 자이므로, 중간중간 배고플 것이 대비하여 아몬드브리즈, 프로틴셰이크, 단백질바 등의 건강간식을 샀다. 공복에 이어 폭식하는 것을 막아야 해. 몸을 혹사시키려고 식단을 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해지려고 하는 것임을 잊지 말자고. 하지만 일반 간식보다 훨씬 비싸다는 함정이 있었다. 건강한 식단은 돈 많은 자들의 전유물인가. 기하급수적으로 소진되는 통장의 돈을 보니 순간적으로 머리가 멍해졌다.


칼로리를 제한하고 평소보다 덜 먹는데, 돈과 에너지가 엄청나게 더 드는 이상한 현상이라니. 운동과 식단의 세계는 결코 쉬운 세계가 아니었다.

                     

이전 03화 놀러 갔는데 헬스장을 왜 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