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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로그림 노운 Mar 21. 2023

내 다리가 이렇게 무겁다고?

첫날 PT가 시작되었다.


PT 등록 후 드디어 운동 첫날이 되었다. 전반적인 체력 향상을 위해 첫 수업에 한 것은 바로 전신 운동들. 스쾃, 런지, 팔 벌려 뛰기, 버피테스트, 마운틴클라이머 정도이다. 간단하면서도 하다 보면 어려워지는 동작들. 근 지구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나로서는 횟수가 거듭할수록 자세가 무너졌다. 내가 운동 용어 중에 아는 것이 있다면 스쾃, 런지, 딱 그 정도였는데 맨몸으로 할 수 있는 운동도 무궁무진하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잘만 배워두면, 기구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신경과에 내원하는 어르신들께 도움이 될만한 운동을 알려드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우선 개정된 해부학 용어가 아닌 보디빌딩 용어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어 보디빌딩 아나토미 책을 하나 샀다. 내가 배운 해부학책에는 실제 의학 용어가 한글로 거의 바뀌어 나온다. 예를 들어 rectus femoris muscle은 '대퇴직근'이 운동에서는 익숙하지만 '넙다리곧은근'이라고 바뀐 지 오래다. 흔히들 알고 있는 biceps brachii muslce도 이미 '상완이두근'으로 다들 알고 있지만, 대학해부학회의 정식 의학 용어는 '위팔두갈래근'이다. 내가 해부학을 배운 지 20년이 넘었는데도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용어가 바뀌지 않는 것을 보면 뭔가 근본적인 개선이 있어야 하겠지만, 당장은 현 상황에 맞추어 내가 옛 용어에 익숙해져야 한다. (하긴, 딴에는 좋은 취지로 한글 용어로 실컷 바꾸어 놓은 것을 다시 한자로 바꿔 쓰는 것도 어이없겠지.)


운동 유튜버도 많고 릴스도 많고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포진해 있는 운동 건강 분야이지만, 뒤늦게 시작한 자로서 포커스는 불혹의 나이에 맞추어 보았다. 나이가 많아도 할 수 있는 운동, 특별한 기구가 없이도 접근이 쉬운 운동 등을 경험하는 대로 조금씩 공유해 볼 생각이다.


1. 스쾃(Squat)

머리와 허리를 곧게 유지하고 양발 간격을 어깨너비에 위치시킨 상태에서 앉았다 일어서는 동작이며, 허벅지 부위의 대퇴 사두근(quadriceps)을 강화한다. 응용 동작으로는 스모 자세 또는 와이드 스탠스로 스쾃을 진행할 수 있는데, 내전근과 둔근에 더 강한 자극을 느낄 수 있다. 점프까지 이어지는 동작은 열량 소모량이 더욱 많아 보다 높은 강도의 전신 운동에 도움이 된다.  



스쾃(Squat), 와이드 스탠스 스쾃 (Wide stance squat), 점프 스쾃 (Jump squat)




스쾃은 응용 동작이 굉장히 많은데, 6회 차까지 진행하면서 하나씩은 변형해서 해온 것 같다. 아래의 좌측 동작은 Curtsy squat라고 하기도 하고 Cross lunge라고 하기도 하는 모양이다. 이 운동 역시 일반 스쾃에 비해 둔근 강화에 플러스 알파로 도움이 된다. 아래 우측 동작은, 벤치를 이용한 런지 자세이지만 한쪽씩 진행하는 경우 스플릿 스쾃이라는 용어가 붙는다. 따라서 둘 다 스쾃의 변형으로 분류해 보았다. 이 자세 역시 균형 잡기가 쉽지 않고 앞벅지가 불타는 느낌을 받을 수가 있다.



Curtsy Squat, Dumbell Bulgarian Split Squat


2. 런지 (Lunge)

발을 어깨너비로 벌린 채 서서 덤벨을 양손에 팔을 편 채 몸의 양옆으로 든다. 한 발을 앞으로 내딛고 무릎을 구부려 앞쪽 넓적다리가 바닥과 평행하게 한 다음 시작 자세로 되돌아가 반대쪽 다리로 반복한다. 역시, 주동근육은 대퇴사두근(Quadriceps)과 대둔근(Gluteus maximus)이며, 이차 근육은 햄스트링(Hamstrings)과 내전근(adductor), 박근(gracilis), 대퇴근막장근(tensor fasciae latae)이다.


이미지 출처 : <bodybuilding anatomy>, Nick Evans



Lunge, Dumbell Lunge






3. 팔 벌려 뛰기

국민운동, 팔 벌려 뛰기는 누구나 잘 아는 동작이며, 팔을 벌렸다가 다시 차렷 자세로 돌아왔다가 머리 위로 만세 자세로 이어지며 다시 차렷 자세로 돌아오는 동작이다. 영어로는 Jumping Jack이라 한다는데 찾아보니 바로 만세 자세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아 조금 차이가 있는 듯하다. (아시는 분 댓글로 좀 알려주세요?) 아무튼 팔 벌려 뛰기로 스쾃과 런지로 불태운 앞벅지를 풀어주었다.


Jumping Jack, 이거 팔 벌려 뛰기 아니지 않나?


4. 버피테스트 (Burpees)

이어지던 운동이 바로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는데, 바로 버피테스트이다. 몸을 숙이고 다리를 뒤로 보내고 다시 앞으로 끌고 오면서 점프하는 동작인데, 이게 쉬워 보이지만 정말 힘들었다. 나의 트레이너는 쉬이 시행해 보였지만 나는 네 번째부터 이미 헉헉대기 시작했고 뒤로 갈수록 자세가 무너져 갔다. 3세트 시행할 때쯤에는 이미 내 다리의 무게가 천 근 만 근 너무나 무겁게 느껴지기 시작했고, 왜 나는 기구 하나 덤벨 하나 이용해보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힘들고 지치는가 약간 어이가 없기도 했다. 기구는 도대체 언제 사용해 볼 수 있는 걸까? 내게도 릴스나 유튜브에 나오는 운동하는 멋진 언니들처럼 올록볼록 멋진 등이 생길 수 있을까?




1. Burpees 2. Dumbell Burpees 3. Jack Burpees 버피만 해도 다양한 응용 동작이 있어 첨부해보았다.


5. 마운틴 클라이머 (Mountain Climber)

마지막 운동은 바로 마운틴 클라이머이다. 고작 이 정도의 운동을 했을 뿐인데 내 다리가 내 것이 아닌 듯 너무도 무거워서 도저히 들 힘이 없었다. 하지만 어쨌든 나는 내 다리를 들어야 했다. 다리를 끌어올려 산을 타야만 했다. 조금만 더 이겨내면 오늘의 운동은 끝이 난다. 내 다리가 아닌 듯 내 다리인 다리를 정확한 자세로 들어 올리자. 튼튼한 하체를 만들어 보자. 내일은 조금 더 건강한 내가 되길 기대하며 첫날의 힘겨운 PT를 마무리하였다.



Mountain climber


이토록 질 낮은 체력이라니. 유산소 30분을 더 하고 가라는 특명을 내리고 유유히 사라진 나의 트레이너.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내일은 조금 더 건강해져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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