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근육을 느껴보자
라운드 숄더인 나에게 등근육을 '인지'하는 일은 중요하다. 가슴을 펴되, 허리를 과하게 신전하는 것이 아니라 흉곽은 닫으면서 광배근을 조여주는 그 느낌을 알아차려야 한다. 그것은 어렵다. 지속적이고도 은근한 노력과 인지가 필요한 부분이다. 운동 좀 한다 하는 여자들의 군살 없이 올록볼록하게 나와 있는 등 근육이 그렇게 멋져 보일 수가 없다. 12회 차에 접어든 현재 등 운동만 세 번째. 등 운동이 궁금한 왕초보를 위해 내가 배운 운동을 정리해 본다.
1. 벤트 오버 원암 덤벨 로우 (Bent Over One arm Dumbbell Row)
등 운동에서 덤벨을 이용한 기본 동작이다. 트레이너 말로는 이 동작을 제대로 수행하여 제대로 된 근육을 이용하게 하려면 꽤 오랜 시간 자세를 잡아야 한다고 했다. 원암 덤벨 로우는 머리와 허리를 곧게 유지하여 사각 형태를 만들고, 상체가 지면과 수평이 되도록 한다. 머리, 몸통, 손, 발의 위치와 무릎 각도를 일정하게 유지한 상태에서 뉴트럴 그립으로 덤벨을 잡고 손목은 구부리지 않은 채 시선은 바닥을 주시, 덤벨을 몸통 가까이 들어 올리면서 호흡은 내쉰다. 이때 팔꿈치는 과도하게 들어 올려서는 안 된다. 다시 처음 동작으로 내리면서 근육을 이완시키고 호흡은 들이마신다. 저 빨간 부분의 등근육이 조여드는 느낌을, 알겠는가?
2. 뉴트럴 그립 투암 덤벨 로우 (Neutral Grip Two arms Dumbbell Row)
스탠더드 스탠스로 서서 머리와 허리를 곧게 유지하고 상체가 지면과 수평이 되도록 허리를 구부린다. 양손에 덤벨을 뉴트럴 그립으로 잡고 어깨를 고정시키며 시선은 바닥을 주시한다. 덤벨을 몸통 가까이 들어 올리며 호흡은 내쉬고, 최대한 등 근육을 수축시킨다. 처음 동작으로 천천히 돌아오면서 근육을 이완시키고 호흡은 들이마신다. 약간 허벅지를 쓸 듯이 끌어올리면서 등을 조여주는 느낌으로 진행한다. 멋진 등이 만들어질 것을 상상하며 횟수를 늘려가 본다.
3. 리버스 그립 머신 로우 (Reverse Grip Machine Row)
팔을 몸의 앞쪽으로 뻗은 채 머신의 핸들을 언더로 쥔다. 머신에 가슴 패드가 있으면 몸통을 패드에 대고 지지한다. 핸들을 상복부 쪽으로 당기되, 척추는 곧게 편 상태를 유지하면서 등 근육을 조여 준다. 주동근육은 광배근(Latissimus dorsi)이며, 승모근(Trapezius), 대능형근(Rhomboid major), 후면삼각근(Posterior deltoid) 등이 발달하게 된다. 견갑골(scapula) 사이를 콱 조여준다는 느낌으로 하면서 등을 계속하여 인지해야 한다.
4. 백 익스텐션 (Back Extension=Lumbar extension)
척추 기립근을 강화하기 위한 운동이다. 백 익스텐션 벤치에서 넓적다리를 지지하고 발목을 패드 밑에 고정시킨 채 얼굴이 아래로 향하게 눕는다. 상체를 90도로 구부려 상태가 매달린 상태로 시작하며, 상체를 올린다. 양손은 가슴 앞에서 팔짱을 낀 자세로 해도 좋고 등 하부 뒤에서 깍지를 껴도 된다. 매트에서 배를 깔고 엎드린 상태에서 양손은 허리에 올리거나 머리 뒤편으로 깍지를 낀 채 허리와 엉덩이 힘을 이용하여 상체와 하체를 뒤로 천천히 일으켜 세우면 기구 없이도 운동이 가능하다. 근육 수축 시 호흡은 내쉬고, 근육 이완시 호흡을 들이마신다. 여기서 더 나아가 팔을 W자로 만들면서 일어나면 등 근육도 함께 강화할 수 있다. 익숙해지면 매트에서 도 덤벨 1kg 정도 중량을 들고 W를 만들면서 일어나는 응용 동작을 해보자. 척추기립근뿐만 아니라 광배근과 능형근까지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
5. 랫 풀다운 (lat pulldown)
이건 제대로 자세 잡기가 쉽지 않았다. 양손을 어깨너비보다 조금 넓게 벌린 채 오버핸드 그립으로 위쪽 바를 잡는다. 어깨는 활짝 펴고 가슴을 내밀고 허리를 신전한 상태로 약간 뒤로 젖힌 채 쇄골 근처로 바를 내리면 되는데 자꾸 앞으로 쏠렸다. 바의 자유도가 높은 만큼 안정성이 떨어진달까. 주동근은 광배근의 바깥쪽 부분이며, 이차 근육은 후면삼각근, 하승모근, 대능형근, 소능형근이다.
6. 와이드 풀다운 (Wide Pulldown)
5번 기구는 바를 이용한 것으로 아무래도 안정성이 떨어지고 자세 잡기가 용이하지 않은데 비해 이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한다. 이 기구의 장점은 한쪽 광배근만 따로 훈련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양쪽 등 근육의 비대칭으로 인해 동시에 움직이기가 쉽지 않은 사람에게 더욱 유용할 듯하다. 나는 오른손잡이니까 아무래도 왼쪽 근육이 약해 양쪽에 속도 차이가 났다. 왼쪽을 먼저, 횟수는 더 많이 진행하다 보면 좌우 불균형도 맞춰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덤으로 광배근이 발달하면 상대적으로 허리가 잘록해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7. 케이블 시티드 로우 (Cable seated Row)
등운동 용어의 대부분은 '풀다운' 또는 '로우'이다. 와이드 그립 풀다운이 자세가 제대로 잡히지 않으니 로우 쪽으로 변경을 시도하였다. 케이블 머신 앞에 앉아 로우 폴리에 연결된 핸들을 중립 그립 (엄지 손가락이 위로 향하는 그립)으로 잡고 팔을 뻗는다. 핸들을 상복부 쪽으로 당기면서 척추를 곧게 편 상태를 유지한다. 다시 핸들을 시작 자세로 되돌린다. 견갑골이 조이는 느낌을 느끼면서 10-15회 반복한다. 주동근육은 중/하승모근(가슴 쪽을 향했을 때), 광배근(복부를 향했을 때)이며 이차 근육은 대능형근, 소능형근, 후면삼각근이다.
기구 사용에 있어서 두려움이 컸던 나는 이번 기회에 기구가 오히려 한 근육 특화된 안정된 움직임을 만들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불안정이 클수록 오히려 다칠 위험도 있고 자세 잡기가 힘들다는 것도. 프리웨이트가 가장 쉬워 보이면서도 '제대로' 하기엔 어렵다. 당분간은 일대일 코칭이 필요할 듯하다.
8. T-바 로우 (T-Bar Row)
자세를 안정화하기 위한 노력을 덜 요하는 응용 동작이다. 바의 한쪽 끝이 고정된 지점을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 발을 바의 양측에 위치시킨 채 바에서 부하가 걸린 쪽을 향해 선다. 척추를 곧게 펴고 무릎을 약간 구부린 상태로 T-바를 들어 올린다. 상하체는 고정시킨 채 T-바만 들었다 내렸다 하며 등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느낀다.
이외에도 아래로 내려 찍는 '풀다운'이나, 뒤로 팔을 보내며 등을 조으는 '로우' 등의 용어가 들어간 수많은 등 운동이 있다. 용어에 감이 오시는가? 나와 같은 헬스 초보, 또는 기구라고는 처음 사용해 보는 사람들이 해볼 만한 등 운동에 대해 써 보는 것이, 스스로에게는 복습의 기회가 되어 좋았지만, 더불어 또 다른 누군가에게도 소소한 도움이 된다면 내게는 큰 기쁨이겠다. 멋진 등을 위하여 오늘도 열심히 운동해 봅시다. 득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