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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로그림 노운 May 20. 2022

약을 조심하세요

생각보다 흔하지


소화제를 매일 드십니까? 조심하세요!
약 먹은 뒤로 걸음이 부자연스러우세요? 조심하세요!



나는 약 처방을 아주 간소하게 하는 편이다. 되도록이면 꼭 필요한 약 아니면 주지 않는다. 사람마다 성향이 무척 달라서 한두 알만 주면 오히려 못 미더워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꿋꿋하게 한두 알로도 가능하면 정말 그 한두 알만 처방하는 편이다. 정말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어떤 약이든 사소한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환자들이 나의 약만 처방받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과에서도 여러 약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처방이 나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모든 약의 상호작용을 다 살펴보지 못하는 이상, 약은 최소한으로 쓰려고 노력한다.


신경과에서 흔히 보는 약물 부작용들에는 대표적으로 약물 유발 파킨슨 증후군을 일으키는 약이 있다. 생각보다 흔하게 나타나는데, 별로 주의하지 않고 실제로 많이 쓰이고 있다. 왜냐하면 환자조차도 약물 때문에 생긴 증상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처방해준 과를 찾는 것이 아니라 생뚱맞게 다른 과를 찾게 되기 때문이다. 신경과에서 흔히 처방되는 아스피린이나 플라빅스를 먹던 사람들이, 뇌출혈이 생겨 신경외과에, 위장출혈이 발생하여 소화기내과에 입원하게 되어 정작 처방한 나는 모르는 일이 왕왕 발생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처방받아서는 안 될 약을 처방받은 것은 아니다. 다만, 약물 부작용이라는 것이 모두에게 천편일률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므로, 사람에 따라서는 부작용으로 인한 불편을 겪게 되는 수가 생긴다.


소화제 중에서 대표적으로 특히 많이 보는 약은 바로, Levosulpiride이다. (상품명은 레보설피리드, 레보피리드, 레보피딘, 레설핀, 설핀정, 레비드정, 설프라이드정, 설피드정, 레보설정 등) 볼 때마다 하고 많은 소화제 중에 이 약을 왜 그렇게 장복하셨을까 싶을 때가 많다. 처방하는 사람도 위장관 효과의 탁월함을 경험하고 약을 선호하게 되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그로 인해 부작용을 겪은 사례는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다. Levosulpiride는 4주 이상 장복하였을 때 주로 약물 유발 파킨슨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장복해도 문제없는 사람이 더 많지만, 주의해서 복용하는 것이 좋겠다. 증상이 있는 경우 일단 약물을 중단하고 2주 이상 경과를 본다. 호전이 되는 것이 확인되면, Levosulpiride로 인한 약물 유발 파킨슨 증후군으로 진단이 된다.


약물 유발 파킨슨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는 약은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주로 사용하는 항정신병 약물 역시 자주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도파민 작용에 영향을 주는 항구토제도 조심해야 하며, 신경과에서 쓰는  중에서도 항경련제, 칼슘채널 차단제 중에서 편두통에 주로 사용하는 Flunarizine (싸리움, 헤다크, 씨베리움 ), 항우울제 중에서도 TCA 등이 파킨슨 증후를 보일  있으니 처방했다면 변화를  살펴야  것이다.


파킨슨 관련 증상이 생겼을 때 '약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한번 끊어 보죠' 하면 그렇다면 왜 좋지 않은 약을 처방한 것인지 궁금해하거나 비난 섞인 질문을 하기도 한다.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나쁜 약이라서가 아니다.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약이라고 생각해서 처방받았을 테고, 관련 증상이 생길 확률은 많아야 5~10% 남짓이다. 다만 그 낮은 확률 속에 속해버린 것이 아쉬운 일이긴 하지만, '나쁜' 약을 처방하는 의사는 없다. 득과 실을 따져 보고 본인에게는 잘 맞지 않는 약인 것 같으니 조절해보자고 권해보는 수밖에 없다. 약물 반응 파킨슨 증후군만 앞세워 글을 써서 그렇지, 모든 약은 사소한 부작용이 다 있다. 어떤 약이 낮은 확률로 이런 현상을 일으켰다고 해서 무조건 배제해야 할 약으로 단정 지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상황에 맞는 최선의 약을 최소한으로 드시면 된다. 다만, 불필요한 약을 오랜 기간 복용하거나, 복용시키는 것은 지양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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