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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동선 Oct 13. 2020

의식 & 무의식


의식, 그리고 무의식




의식은 아직 우리의 과학이 밝혀내지 못하는 미지의 영역입니다. 많은 이들이 무의식을 궁금해합니다. 의식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뇌과학자들은 무의식보다 의식을 신기해합니다. 즉, 무의미한 전기신호들이 모이면서 통일된 유의미한 느낌을 만들어내는 것을 더 신기해합니다. 뇌신경의 전기적 흐름이 환경을 인지하고 자신의 내부적 경험을 인식할 수 있게 된 걸까요? 그래서 의식이 만들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수수께끼로 남아있습니다.  수많은 뇌과학자가 의식의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해 인생을 걸고 도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거대한 수수께끼는 도저히 움직일 기미가 없습니다.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아직 규명되지 않은 만큼 다양한 모델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비유가 존재합니다.



흔한 몇 가지 비유를 살펴보고 의식과 무의식의 관계를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흔한 비유로 빙산이 쓰입니다. 빙산은 수면 위의 부분과 수면 아래의 부분이 있습니다. 수면 위의 부분을 의식, 수면 아래의 부분을 무의식으로 이야기합니다. 빙산의 윗면은 아래면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습니다. 즉 수면 아래의 무의식의 작업이 없다면 수면 위의 의식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빙산의 수면 위만을 볼 수 있습니다. 빙산의 수면 아래 부분은 보이지 않기에 우리 스스로 느끼고 알아낼 방법이 없습니다.




정당으로도 비유합니다.  정권을 잡기 위하여 다양한 정당이 있습니다. 대통령을 만들어낸 정당은 여당이 됩니다. 하지만 야당이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야당도 나름의 역할을 계속합니다. 대통령을 견제하고 여당의 독선에 브레이크를 걸면서 나름의 역할을 해냅니다. 정권을 잡은 정당(의식)과 정권을 잡지는 못했지만 나름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여러 정당(무의식)이 함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음 정권창출(의식)을 위한 물밑 작업(무의식)을 해 나갑니다.




또 방송으로도 비유합니다. TV 또는 라디오를 통할 때 모든 사람들에게 쉽게 전파됩니다. 여러 사람들이 이슈를 만들고, 이슈는 일정한 정도의 자극이 되면, 이내 방송을 타게 됩니다. 이러한 방송은 온 국민에게 전파되게 됩니다. 방송 전의 상태를 무의식, 방송된 것을 의식으로 비유할 수 있습니다. 방송 전의 상태 없이 방송이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방송을 타면 더 많은 이들이 알 수 있게 됩니다. 무의식이 의식을 만들고, 의식되면 더 많은 무의식에 퍼집니다.




무대로도 비유합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무대 위의 공연(의식) 뿐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볼 수 있는 무대는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무대 위를 만들기 위한 무대 뒤 수많은 사람들의 노고가 함께 있습니다. 조명, 음악, 의상, 관객, 연출, 기획 등 수많은 이들의 노력들이 한 무대를 위해 뒤에서 함께 합니다. 보이는 무대를 의식으로, 보이는 무대 뒤의 작업을 무의식이라고 봅니다.




컴퓨터로도 비유합니다. 우리가 보고, 들을 수 있는 것은 모니터, 스피커를 통한 것입니다. 자판을 누르면 수많은 기계작업과 프로그램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그리고는 하얀색 바탕에 검은 글씨가 나옵니다. 우리가 보는 것은 검은색 글자입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컴퓨터 속 작업이 없었다면 모니터의 글자는 보일 수 없습니다. 보이지 않는 컴퓨터의 작업을 무의식, 화면에 보이는 출력이 의식입니다.




무의식은 우리의 직관으로는 알 수가 없는 영역입니다. 따라서 무의식의 존재 자체를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지내왔습니다. 최근에서야 무의식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프로이트는 이러한 무의식의 존재, 무의식의 거대함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무의식은 실제 합니다. 의식할 수 없지만 우리의 여러 가지 기능을 의식의 물밑에서 차분히 담당하고 있습니다. 지금 제가 손가락으로 글을 쓰는 순간에도 무의식의 작업이 한껏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생각하고, 마음속으로 누군가에게 말을 이어갑니다. 그러면 손가락은 무의식적 과정을 거쳐 저도 모르게 자판을 누르고 컴퓨터 작업을 거칩니다. 그리고 모니터에 글자로 표현됩니다. 지금 제가 하는 일은 그저 내적 청자에게 담담히 말을 건네는 것입니다. 신기하게도 말할 거리가 생기면  말이 만들어지고 글이 자꾸 써집니다. 글쓰기를 위한 무의식적 내적 세계가 활발히 활동하기 때문입니다.


무의식이 없다면 의식도 없습니다.



<목표, 뇌신경을 연결하라> (가제)(2021년 출간 목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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