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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온실 Dec 06. 2022

첫눈의 단상

지난 일 년을 돌아보며

 아침 눈이 내린다. 12월에도 첫눈이라 부를만한 것이 내리긴 했지만 바깥에서 내린 눈을 맞으며 걷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나의 첫눈.


 첫눈이 내리면 생각나는 구절이 있다. 중학생 감성일

수도 있겠지만, 드래곤 라자라는 판타지 소설에 나오는 '마법의 가을' 이야기이다. 낙엽 흩날리는 가을 동안 많은 것을 이루고, 첫눈이 오고 나서야 비로소 휴식에 취하며 지난가을 동안 이룬 일들을 회상한다. 그제야 지난가을이 일생에 한 번 밖에 없었던 마법같이 신비하고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이야기. 마법의 가을이다.


 이 이야기 때문인지 첫눈이 내리면 나는 가을을 회상한다. 한 해를 돌아본다. 나에게는 매 가을이, 아니 매년 한 해 한 해가 마법과 같은 시간이다. 그런 올해를 간략하게 돌아본다.




 올 한 해는 함께하면 좋은 사람들과 함께했다. 집에 오면 있는 따뜻한 가정. 평소에는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지만 늘 곁에 있기에, 못 느끼는 것이었다. 올해 2월에 이사 때문에 잠깐 가족과 떨어졌을 때, 느끼던 소중함을 기억한다. 가족뿐 아니라 격주로 함께하는 모임의 사람들, 함께 일하는 사람들.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다. 조력해주는 사람도 많고 인복이 넘치는 한 해니, 참 감사한 일이다.


 이사하니 2년 간 정든 양양을 떠나온 기억도 난다. 2년간의 바닷가 살기를 뒤로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왔다. 당시에는 홀가분했는데, 또 살다 보니 가끔씩 그리워지는 것이 양양과 속초의 바다다. 새로운 직장을 잡고, 익숙해지고, 많은 환자를 보고. 정말 많은 환자를 봤다. 내년에는 더 많이 볼 것 같다. 그래도 진료 시간은 보람차다.


 개인적으로 이룬 것도 많은 한 해다. 브런치로 시작한 글쓰기는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연애상담, 인스타, 그리고 잡지로 그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내년에 출판이 목표긴 하지만 이미 출간은 해서 원동력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아 그리고 소소하게 글쓰기 수상도 해서 좋았다. 아직 기다리는 것들도 있구...


 투자의 경우 큰 변화는 아니지만 하락장에서도 여전히 수익을 보았으니 투자 공부할 수 있는 것이 참 감사하다. 공부와 크루가 있다면 주식 투자는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준다. 그리고 연말에 빅 프로젝트가 있어 잘 성사되었으면 좋겠다. 향후 몇 년간의 현금흐름을 좌지우지할 프로젝트다.

 관리 영역에서는 평일은 매일 명상을 하루도 빠짐없이 실천하고 있고, 꿈 일기는 하루도 빼먹지 않고 썼다. 운동도 근력운동 꾸준히 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출퇴근을 걸어서 할 수 있게 된 것이 기분이 참 좋다. 안전한 도보 출퇴근 길을 발견했을 때 그 기쁨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최근 들어서는 여력이 좀 있어서 집까지 계단 올라가기도 하고 있다. 16층이라 힘들긴 하지만 주 3회 이상 실천하고 있다. 독서 또한 40권 이상 한 것 같으니 만족스럽다.


 돌아보니 참 감사한 한 해다. 건강하니 지속할 수 있고, 지속하니 이룰 수 있음이다. 내년 한 해도 몸과 마음 건강하고 이뤄나가는 한 해 보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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