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우리 조직의 10계명
원룸에서 시작할 때 함께 했던 초기 멤버가 얼마전 퇴사를 했습니다. 그 친구도 스스로 열심히 했던 것도 사실이고 저도 그부분을 인정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성장하기 위한 학습이나 태도가 부족해요. 신규 팀원들은 오히려 자발적으로 스터디도 하며 자발적으로 의견을 내는데 말이죠. 제가 여러 번 태도에 대해 이야길 했지만 행동에 변화가 없어요. 업무에서도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신뢰가 깨지는 경험을 몇 차례했습니다. 본인도 눈치가 보이던지 먼저 퇴사하겠다고 하더군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 발생하면 조직의 성장이 정체되고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까 걱정입니다.
* 10인 기업의 사연을 재구성했습니다.
지금 성장통의 한가운데 계시군요. 회사가 커지는 단계에서 어떤 리더든 성장통을 겪을 수 밖에 없죠. ‘사람이 온다는 건 한 사람의 일생이 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사람마다 가진 배경과 세계관이 너무나 다릅니다. 작은 조직에서 함께 합을 맞추는 거 자체가 어려운 일입니다.
조직은 성장과정에서 단계별로 나름의 분위기와 문화가 형성이 됩니다. 극초기 3-5명의 멤버일 때 0에서 1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에선 전우애가 생깁니다. 5명에서 10, 15명으로 조직이 커지면서 또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대화를 한번도 한 적 없는 동료들이 생기죠. 부서, 팀 리더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15명, 20명, 30명으로 성장했을 때 문화 또한 다르고요. 성장의 단계마다 필요한 조직문화가 다르기에 각 시기에 맞춰 업무구조와 조직문화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생존단계에서는 사실 있어보이는 철학과 그럴싸한 치장은 오히려 시간을 잡아먹는 요소입니다. 당장의 매출, 생존이 최우선 순위입니다. 초기 기획했던 제품, 서비스를 고객들이 구매하는지 확인하는게 먼저입니다. 이후 늘어나는 매출에 맞춰 업무 구조와 프로세스를 정립해야 합니다. 5명이 되기까지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프로젝트 관리, 자료 정리 등 우리 회사 구조에 맞는 체계를 잡아야 합니다.
매출이 늘면서 팀원이 10명 가까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중간관리자 역할이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조직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중간관리자와 핵심인재를 어떻게 선별할 지가 중요한데요, 이때부터는 대표님이 생각하는 인재상과 바람직한 조직의 모습을 구체화해야 합니다.
우리 조직의 핵심인재
페르소나를 만들자!
우선 ‘어떤 사람이 우리 조직에서 일을 잘한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정리할 필요가 있어요. 마케팅을 할 때 타겟팅한 고객의 페르소나를 정하는 것처럼 우리 직원의 페르소나를 정하는 겁니다. 바람직한 주니어의 모습, 바람직한 관리자/시니어의 모습을 말이죠.
막연하다면 어떤 사람이 우리 조직에서 잘 성장했는지 돌아보세요. 실제 거쳐왔던 여러 직원들의 사례를 떠올려보세요. 애를 먹었던 기억이 더 많으실거예요. 대표님의 판단 미스로 아쉽게 놓쳤던 직원도 있을 수도 있고, 뒷통수를 쳤던 직원들도 있을거예요. 반대로 우직하게 제 자리를 지키며 성장한 직원도 있고요. 직접 겪으셨던 경험과 사례를 통해 우리 조직안에서 지켜야 하는 덕목을 하나씩 키워드로 뽑아보는겁니다.
키워드가 정리되면 이걸 토대로 우리 조직안에서 꼭 지켜야 할 10계명을 정해보세요. 잘하는 것보다 꼭 지켜야 하는 것들로요. 꼭 지켜야하는 것부터 먼저 정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요? 어느 조직이건 고성과자와 저성과자가 생기는데요, 조직규모가 커질수록 저성과자가 조직 전체의 분위기를 흐리는 걸 더 조심해야 합니다.
오랜 시간 안드로이드 폰을 쓰다가 몇 년전 아이폰으로 바꾸면서 놀랬던 기억이 있어요. 아이폰을 쓰며 맥북, 아이와치와 놀랍도록 동기화가 잘되었기 때문인데요, 우리 조직에도 직원들이 일하는 태도와 방식에 있어 동기화가 필요합니다. 10계명을 통해 구체적인 행동 가이드를 준다면 일정 수준의 동기화는 만들어낼 수 있어요. ’이렇게 일하는 것이 우리 조직만의 방식이예요!’라고 말할 수 있는 10계명, 늦기 전에 시작해보세요!
우리 조직의 10계명...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너무 어렵다면 간단하게는 고객여정지도를 그리듯 직원의 하루/일주일 여정지도를 떠올려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출근했을 때, 회의할 때, 밥먹을 때, 바쁠 때, 고객사와 미팅할 때, 퇴근 할 때 등 회사 안에서 직원들과 시간을 보내는 과정에 불편한 순간들을 마주할거예요. 불편함이 드는 순간마다 지적을 하거나 피드백을 줬다가 꼰대소리듣기 십상이니 말을 아끼는 분들도 많으실텐데요, 구체적인 가이드(10계명)로 이런 불편함을 줄일 수 있습니다.
배달의 민족에서 했던 것 중 저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바로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이예요. 배민 특유의 위트를 통해 구성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바를 센스있게 전달한거죠.
대기업, 유니콘 스타트업에만 적용되는게 아닙니다. 저는 예전에 경남지역에서 꽤나 큰 규모로 운영하는 대형카페에서 근무했었는데요, 기본 평수가 300평 이상이 되다보니 직원만 해도 지점별로 꽤 많았죠. 그때 제가 업무적으로 많이 배웠던 분이 당시 이사님이셨어요! 상장 기업에서 상장사 대표님 비서 역할을 하며 계열사 대표께 지시까지 내리던 분이었습니다.
이 분이 신규 매장 뿐만 아니라 기존 매장을 운영할 때 항상 강조하던 한가지가 있었습니다. 바로 기.계.적. 루.틴.입니다. 출근해서 아무 생각없이 해야 할 것들을 직원들이 기계적으로 하도록 하는게 너무 중요하다고요. 사실 근무한 지 몇 개월이 지나고 익숙해지면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지만 신규 직원 혹은 아직 손이 익지 않은 직원들은 루틴 리스트, 체크 리스트로 관리가 한결 나아졌습니다. 기존 직원들 중에도 관리자가 없으면 대충 때우는 경우가 많은데요, 체크리스트로 매일 체크하도록 하니 하는 시늉이라도 하게 만드는거죠. 안하는 것보다 하는 시늉이라도 하면 고객이라도 그걸 본다는 겁니다. '아 여긴 이렇게 관리하나보네' 라고요.
10계명이 어렵게 느끼거나 우리 조직과 맞지 않다고 느끼신다면, 직원들이 꼭 지켜야하는 루틴을 10계명으로 만드셔도 좋아요. 주인의식을 가지라는 말보다는 '이렇게 하세요'라고 명확한 가이드를 주는게 훨씬 효과적입니다.
함께 고민해보면 좋을 질문
-함께 일했던 직원 중 우리 조직의 인재상을 대변하는 직원을 떠올려보세요!
-인재상을 대변한다고 떠올린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말했나요?
-떠올린 직원을 바탕으로 핵심 키워드를 3가지 뽑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