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주도권을 디자인하라 책을 읽고
최근 AI에 심취한 지인 대표님을 만났어요. 회사에서 직원과의 특정 갈등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그분은 직원과 먼저 ChatGPT를 켜서 함께 프롬프트를 넣겠다고 했어요. 공감이 아니라 AI가 먼저였어요. 상대는 당연히 "이 사람이 나를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겠죠.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대표님이 뭔가 중요한 걸 놓치고 있는데...'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건 사실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ChatGPT, Gemini에 질문을 던지고, 답변을 복사 붙여넣기 하고, 약간 수정해서 발행하는 일이 일상이 되었거든요. 회의 중에도, 글을 쓸 때도, 심지어 아이가 하는 질문에도 AI에게 먼저 물어보는 제 모습을 발견했어요. 편리하고 빠르지만, 멍해지는 순간이 늘어났고, 깊이 생각하는 근육이 약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박용후 님의 『생각의 주도권을 디자인하라』를 읽게 됐어요. 그리고 깨달았습디다. AI가 문제가 아니라, 내가 생각의 주도권을 AI에게 넘겨버린게 문제였다는 걸요. AI에게 생각을 외주줄 수는 있지만 모든걸 의존하면 안되겠죠.
몇 가지 인상 깊었던 문장을 토대로 제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봤습니다. 지인 대표님처럼, 그리고 저처럼 AI와 함께 일하지만 생각의 주도권은 지키고 싶은 분들과 나누고 싶어요.
AI를 열기 전에 30초만 먼저 생각해보기. 이 간단한 습관이 생각하는 근육을 살려줍니다. "어? 나 사실 답 알고 있는데?" 하는 순간이 생각보다 많아요.
AI는 내 직관을 확인하는 도구이지, 대체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내 안에 이미 있는 생각의 씨앗을 AI로 확인하는 건 괜찮아요. 하지만 씨앗조차 AI에게 받는다면? 지인 대표님이 직원과의 대화에서 놓친 건 바로 이거였어요. 상대의 감정을 읽고 공감하는 자신의 직관을 믿지 않고, AI의 답변을 먼저 찾은 거죠.
"어떻게 해야 할까?"만 묻지 마세요. "왜 이게 문제일까?"를 먼저 물어보세요. 표면적인 해결책보다 본질적인 질문이 더 좋은 답을 만들어냅니다.
마찰 지점이 바로 통찰 지점이에요. AI가 준 답변에 "음, 그런데..."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놓치지 마세요. 그게 바로 나만의 관점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AI는 패턴을 좋아합니다. "5가지 방법", "3단계 프로세스", "초보자를 위한..." 이런 구조는 편하지만 사고를 틀에 가둡니다. 이 틀을 의식적으로 깨는 연습이 필요해요.
AI는 데이터를 학습하지만, 우리는 경험을 합니다. 사람만이 가지는 현장 감각, 실제 사례와 AI 답변이 충돌하는 지점을 찾아보세요. 그게 바로 나만의 관점을 강화하는 순간입니다.
AI가 90%를 채웠다면, 나머지 10%에서 내가 한 건 뭘까요? 복붙과 약간의 수정만 했다면, 사고력은 10%만 쓴 거예요. 중요도가 낮고 반복적이면 상관없지만 중요한 일까지 이런 일이 빈번하다면 생각 근육은 당연히 약해집니다.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진짜 이해한 겁니다. "AI가 그렇게 말했어요"는 이해가 아니에요. 내 언어로 재구성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콘텐츠만 늘고 사고는 그대로라면, 우리는 퇴화하고 있는 겁니다. AI를 쓸수록 그 주제에 대한 내 이해가 깊어져야 정상이에요.
근육은 저항할 때 자랍니다. 하루에 한 번, 작은 것이라도 AI 없이 스스로 사고하고 해결해보세요. 생각의 근육은 일상에서 자랍니다.
AI는 편리하지만 생각의 주도권을 빼앗을 수 있어요. AI에게 묻기 전 30초 생각하기, 답변의 마찰 지점 찾기, 내 언어로 재구성할 수 있는지 점검하기. 이 세 가지만 실천해도 생각하는 근육을 지킬 수 있습니다.
혹시 AI를 쓰면서 내 생각이 약해진다고 느낀 적 있나요? 어떤 상황에서 AI에 의존하게 되고, 어떻게 균형을 찾고 계신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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