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에 지친 부모 마음 돌보기 5

자기 자신의 부모가 되세요

by 신운선

아무리 자녀를 사랑한다고 해도 육아가 행복하고 즐거움만 주는 일은 아닙니다. 육아가 서툴고 어려워 인내심의 한계가 오거나 독박 육아나 산후 우울증으로 힘든 나를 추스르기 어렵기도 합니다. 다른 이는 제 삶을 밀고 나가는데 나만 정체되고 멈춘 듯 여겨지기도 하죠.


그렇다고 육아를 대충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럴 때 무엇보다도 필요한 건 자신을 돌보는 일입니다. 부모가 건강하고 행복해야 아이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돌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자신을 돌보는 방법 5


첫째, 자신을 위한 시간 갖기 <행복한 곰 비욘>

양육은 장기적인 마라톤이기에 자신만의 페이스를 조절해야 합니다. 자신의 페이스를 조절한다는 것은 부모 역할과 상관없이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자신을 돌보지 못하면 육아에 집중할 수 없이 멍해지거나 짜증이 나고 심각한 경우 우울증에 시달립니다. 그렇게 되기 전에 지친 나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다른 사람을 돌보는 사람은 그 누구보다도 자신을 돌봐야 합니다.

행복한 곰 비욘.png <행복한 곰 비욘(델핀 페레 저|단추)>의 한 장면

<행복한 곰 비욘>은 간결한 그림과 글로 비욘과 친구들의 일상을 담았습니다. 다람쥐, 여우, 부엉이 등은 성격이 다르지만 자신의 감정에 솔직합니다. 비욘은 다른 사람의 시선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렇다고 자기중심적이거나 이기적이지 않아요. 나의 진짜 마음에 집중하면서 일상의 소중함을 혼자, 혹은 타인과 나누려고 하죠.


비욘이 말하는 행복은 거창한 게 아니라 비움, 신나게 놀기, 때로 아무것도 안 하기, 선물 주고받기, 단순한 삶 등입니다. 비욘처럼 자신의 진짜 마음에 집중하여 그 마음을 위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둘째, 내 감정을 관리하기 <불안>

육아는 아이에게 내 감정을 이해받을 수 없이 모든 것을 맞춰야 하는 일입니다. 현실의 불만까지 더해지면 감정이 쌓이기 쉬운데요. 쌓인 감정은 “감정의 물병 법칙(물이 물병에 거의 찼을 때 한 방울의 물이 떨어지는 순간 그 속에 들어있던 물이 순식간에 흘러넘치는 것)”처럼 사소한 자극에 터질 수 있습니다. 그 감정이 터져 이해받으면 좋은데, 주변 사람에게 상처를 주거나 비난을 받기도 하죠. 그렇게 되기 전에 평소 감정을 관리해 주세요.

불안.png <불안(조미자 저|핑거)>의 한 장면

우리를 괴롭히는 대표적인 감정은 “불안”입니다. 특히 아이를 처음 양육하는 부모의 경우 매사가 불안한데요. <불안>은 노랑, 빨강, 파랑 등의 밝고 강렬한 색과 “화난 오리”를 통해 주인공의 감정 변화를 보여줍니다. 불안은 커지기도 하고 작아지기도 하며 주인공을 따라다니는데요. 주인공은 불안과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비로소 불안을 이해하고 수용하게 됩니다. 만약 나를 괴롭히는 감정이 있다면 그 감정을 이해하고 돌봐주세요. 그 과정은 치유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셋째, 삶의 지향점을 생각하기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잊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눈앞에 벌어진 일을 해결하기도 바빠서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것은 추상적인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하죠. 어릴 적 꿈이나 희망은 까마득한 전설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런 마음이 들 때는 잠시 멈춤을 하고 내 삶의 지향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png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찰리 맥커시 저|상상의힘)>의 한 장면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은 삶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등장인물들은 서로의 생각에 귀 기울이며 각자의 진심을 말하는데요. 그 대화는 단순하고 쉽지만 “용기” “친절” “사랑” 등의 메시지를 진지하게 전하고, 메시지의 가치는 단색의 자유롭고 힘이 느껴지는 그림으로 더욱 빛납니다. 글과 그림에서 느껴지는 여백은 독자에게 소중한 가치와 삶의 지향점을 돌아보게 합니다.


넷째, 내 삶을 조망하기 <100 인생 그림책>

우주 비행사들은 지구 밖에서 지구를 보며 큰 깨달음을 얻는다고 합니다. 큰 시야로 지구를 보며 인생관이나 윤리관 등의 시각에 변화가 생기는 것이지요. 이 경험을 “조망 효과(overview effect)”라고 합니다. 당장 내 앞의 작은 그림이 아니라 전체 그림을 보고 난 후 얻게 되는 인식의 전환을 말하죠.


전체 삶을 관망할 수 있으면 통찰이 생깁니다. 현재 삶의 위치를 받아들이고 자신과 타인의 마음이나 삶을 조망하게 하여 각자의 삶을 인정하는 자세를 갖게 하죠. 그것은 갈등을 경험할 때 균형감각을 갖고 대처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100인생 그림책.png <100 인생 그림책(하이케 팔러 글|발레리오 비달리 그림|사계절)>의 한 장면

<100 인생 그림책>은 0세부터 100세까지 삶의 장면을 100컷으로 담았습니다. 책은 0세 아기가 웃으면서 시작합니다. 아이가 걸음마를 하고 청춘의 시간을 지나는 동안 부모의 삶도 달라지는데요. 그 삶의 장면마다 위기와 즐거움과 배움 등이 있습니다.


넓은 시각으로 삶을 조망하다 보면 내가 지나온 시절과 아직 다가오지 않은 삶에 여유를 갖게 합니다. 그 여유로 내 삶을 바라보면서 삶을 존중하고 미래를 가늠하면 좋겠습니다.


다섯째, 나는 어떤 부모인지 점검하기 <메두사 엄마>

아이를 기르다 보면 자신의 모습에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내가 이렇게 화를 잘 내는 사람인 줄 몰랐어” “내게 이런 능력이 있는 줄 몰랐어” 등을 깨닫게 되는 것이죠. 그만큼 부모가 된다는 것은 잠재적인 나의 모습이 드러나고 변화를 경험하며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그 과정을 적극적으로 즐기면 좋겠습니다. 자신에 대한 이해가 깊은 부모가 자녀를 잘 이해해 육아를 잘 해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에요.

메두사 엄마.png <메두사 엄마(키티 크라우더 저|논장)>의 한 장면

<메두사 엄마>의 작가는 “부모와 자녀의 만남은 다른 인간관계와 마찬가지로 서로 다른 두 우주가 만나는 일이다. 한 우주가 다른 쪽을 잡아먹어선 안 된다”라고 말했는데요. 이 책은 아이를 사랑하기에 자신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깨고 새로운 세계에 직면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양육은 늘 어렵고 정답이 없는 길이지만 서로 다른 우주가 만나 새로운 우주를 만들어가는 일은 분명합니다. 만약 부모 역할에 혼란을 느낀다면 그것은 새로운 우주를 만들어나가기 위한 변화와 성장 과정일 것입니다. 모두 힘내시길 바랍니다.


난관에 부딪혔을 때 같은 처지에 놓였던 누군가의 이야기는 큰 위로가 됩니다. 그림 에세이 <행복으로 가고 있어(샬럿 리드 저|알에이치코리아)>는 우울과 불안에 허덕이던 작가가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고백합니다. 그중 첫걸음은 주변 사람에게 자신의 상태를 말하고 도움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가까운 이들에게 자신의 상태를 말하고 도움을 요청하면 좋겠습니다. 그러고는 내 마음과 몸을 돌보고 회복시키는 방법을 하나씩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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