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즐기고 사랑하는 아이로 키워요
한 가문에서 두 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루스벨트 가에서는 집 안에 서재를 두어 아이가 자연스럽게 서재에서 놀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작가 알베르토 망구엘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 책 읽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두세 살 때에 침대 벽에 걸린 선반에 책이 가득 꽂혀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60여 년간 대략 3만 권의 책을 읽었다고 고백하죠.
이 외에도 많은 명사가 자신의 성공 요인으로 어린 시절부터의 독서 경험을 꼽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책을 가까이하고 읽을 수 있었던 환경이 자신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죠. 이러한 환경은 아이가 어릴 때부터 부모가 마련해주어야 하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주면 좋을까요?
짧은 시간 안에 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독서 환경의 최적화의 요건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아이가 짧은 시간 안에 책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아이의 독서 공간에는 아이가 직접 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진열하되 한꺼번에 너무 많은 책을 즐비하게 나열하기보다는 아이가 감질나고 아쉬워할 만큼의 책을 배치하는 게 좋습니다. 대략 10~20권 이내의 책을 제시하되 아이가 균형 잡힌 독서를 할 수 있도록 이야기책과 음악, 미술, 사회, 과학 등에 관련된 책을 반반 씩 섞어 놓는 게 좋습니다.
비밀의 장소에 책을 두기
공통적으로 아이들은 책이 많은 공간보다 비밀의 장소를 좋아합니다. 거실 한쪽에 즐비하고 빼곡하게 꽂혀 있는 책꽂이 보다 자신만의 비밀의 장소에 몇 권의 책이 꽂혀 있는 게 책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시키죠. 책 읽는 장소도 들어서는 입구가 좁고 뭔가 비밀이 있을 법한 자리면 아이는 ‘저 안에 들어가면 무엇이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겨 그 장소를 찾게 됩니다. 커튼이나 놀이용 텐트, 책장 등을 이용하여 책 읽는 장소를 호기심의 공간으로 만들어 주세요.
아이의 시선을 끌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아이는 1년 차이라도 발달 수준이 다릅니다. 각 연령의 발달 수준을 고려하여 독서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하는 이유지요. 5세 아이라면 바닥에 면 패드나 방석을 깔아 줄 수 있고 아이의 몸에 맞는 책상과 의자를 준비해 줄 수 있습니다. 이때 벽이나 쿠션, 방석, 책상이나 의자 등은 아이가 좋아할 만한 색깔과 무늬가 있으면 좋겠죠. 의자에는 2~3cm 두께의 폭신한 매트나 방석을 두어 아이가 편안함을 느끼며 책을 집어서 바로 앉아 볼 수 있게 하는 게 필요합니다.
침실에 놓는 책은 10권 이내로 꽂아두기
아이는 한 번 읽기 시작하면 책은 씹어 먹을 정도로 읽으려는 경향이 있으므로 아이가 한 번이라도 읽기 시작한 책은 한 동안 눈에 잘 보이는 익숙한 장소에 놓아두도록 합니다. 아이가 막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책을 바로 정리해 버리면 아이의 독서 활동 흐름을 끊어버리게 되므로 일주일이나 보름 단위로 책을 바꿔주도록 합니다. 아이의 침실에 책을 둔다면 10권 이내의 책이 적절합니다. 같은 책을 반복적으로 읽는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독서 흥미가 높아지므로 새 책으로 자주 바꾸어 주려 하기보다는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좋습니다.
가장 중요한 부모의 태도
무엇보다도 가장 훌륭한 독서 환경은 즐거운 마음으로 아이에게 꾸준히 책을 읽어주는 부모의 태도입니다. 부모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 없이 한쪽 벽면을 책으로 진열해 놓고 뿌듯해하기만 한다면 아이에게 책장은 벽이나 다름없습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 책이 아무리 많아도 활용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죠. 그 활용은 아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하는 것입니다.
그림책으로 독서에 대한 긍정성을 심어주기
책을 읽어 줄 때 ‘책’과 관련한 주제를 다룬 그림책을 선택해 읽어주는 것도 책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방법입니다. 부모가 지시적으로 “책이란 즐거움과 유익함을 주는 좋은 것”이라고 말로 이야기하는 것보다 그림책을 읽으며 스스로 느끼고 받아들이게 하는 게 책의 가치를 내면화하는데 효과적입니다.
첫 번째 그림책, 도서관은 이런 곳 <나는 도서관입니다>
<나는 도서관입니다>는 도서관이 주인공입니다. 도서관은 공부하러 오는 사람, 책을 읽는 사람,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 등 책과의 교감뿐만 아니라 이웃과 소통하는 공간입니다. 콘크리트 건물만이 아니라 의미와 가치를 만드는 곳, 무한한 가능성을 꿈꾸고 기르는 곳입니다.
도서관 사서인 명혜권 작가의 글에 강혜진 작가가 다채로운 색감으로 도서관의 풍경을 담았습니다. 아이와 함께 도서관 나들이를 하기 전, 혹은 하고 난 후 도서관에 대해 이야기나누기 좋은 그림책입니다.
두 번째 그림책, 책을 사랑하는 아이들 <공룡 책 버스>
<공룡 책 버스>의 공룡 브론토는 아이들을 태우고 도서관에 갑니다. 도서관에 도착한 아이들과 브론토는 이야기 할머니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를 듣기 위해 도서관에 들어가려 하지만 공룡은 덩치도 크고 도서관 카드도 없어서 밖에서 기다려야 합니다. 그렇다고 책 읽기의 즐거움을 포기할 수는 없었는데요. 그 마음을 아는 도서관 관장님은 공룡과 아이들을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를 냅니다.
이 책은 도서관의 역할과 더불어 책 읽는 즐거움을 나누는 방법을 생각하게 합니다. 산뜻하고 귀여움을 살린 단순한 그림은 순수한 즐거움을 추구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며 책 읽기의 즐거움을 극대화시킵니다.
세 번째 그림책, 무엇이든 가능한 경험 <책 속으로>
책 속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무엇이 있길래 우리는 책을 읽는 것일까요? <책 속으로>는 책 속에 용기의 마음과 내 마음을 먹어버리는 괴물과 모험을 위해 뛰어내리는 순간이 있다고 말합니다. 비밀의 문도 있으며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도 많다고 말하죠. 그 모든 것은 우리 마음의 보물이 됩니다.
우리는 책을 읽는 동안 책 속의 공간과 시간을 경험합니다. 그 경험은 때론 영웅들과 함께 하늘을 날고 괴물을 물리치며 싸웁니다. 책 속의 주인공이 되어 위기를 극복하고 문제를 해결합니다. 그러한 몰입의 경험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그걸 알면서 책을 거절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책 속으로 빠져들게끔 하는 책입니다.
유럽의 독서 전문가들은 아이가 태어나서 노인이 될 때까지 각 시기마다 적절한 독서 환경을 제시합니다. 미국의 인지 신경 심리학 연구진들은 어린 시절부터 학습에 주력하기보다는 독서 환경의 최적화에 주력하라고 권고하죠. 독서 환경의 최적화가 주는 효과가 독서 활동에 주력하는 것보다 37배의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둘러싼 독서 환경이 최적화가 되도록 모두 힘써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