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발달을 이해하며 시작하세요
종종 “그림책을 아이에게 몇 살부터 읽어주면 좋을까요?”라는 질문을 받습니다. 저는 “지금부터요”라고 대답합니다. 지금 읽어주고 있다면 몇 살부터 읽어줘야 하는지 궁금해하지 않을 테니까요.
영아는 생후 3~4개월부터 책에 반응하여 생후 10개월쯤이면 효과적으로 책의 그림과 내용을 즐길 수 있답니다. “책을 들이밀기에는 너무 어린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돌 전후의 영아는 책장을 넘길 줄 알며 그림책에 재미와 흥미를 느끼게 됩니다. 이 시기부터 본격적으로 그림책 육아를 시작할 수 있는 거죠. 이때 중요한 것은 부모가 자녀의 발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육아를 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독서와 관련된 첫돌부터 약 30개월 전후 유아의 발달 특징
첫째, 두 단어로 이루어진 짧은 문장을 사용할 줄 알아요.
“엄마, 밥”, “물 줘”, “빨리 가자”처럼 말하며 책을 펴놓고 읽기 옹알이를 사용합니다. 원색의 선명한 동식물이나 사물 그림 등 특정 페이지를 선호하기도 해요. 글자를 읽을 줄 모르지만, 손가락으로 글자를 짚으며 읽는 시늉을 하기도 하죠.
둘째, 책 내용과 실생활을 연결 지을 줄 알아요.
그림을 손으로 가리키며 “이게 뭐야?”하고 묻기도 하고 곰 그림책을 본 후 곰 인형을 가지러 가기도 하지요. 기차에 관한 그림책을 보다가 다른 그림책에 있는 기차 그림을 찾아 어른에게 보여주는 등 책 내용을 연상할 줄도 알아요.
셋째, 신체 활용을 많이 해요.
돌 전후의 영아는 걷기 시작하며 점차 걸음이 능숙해지면 마음에 드는 책을 들고 돌아다니기도 하죠. 책장을 빨리 넘길 수 있고 거꾸로 놓인 책을 바로 놓을 수도 있죠. 책에 친근한 사물이 나오면 아이는 손뼉을 치거나 엉덩이를 들썩이는 등 몸으로 기쁨을 표현하기도 하고요.
넷째, 소꿉놀이는 계속 발달해요.
돌이 지난 유아는 인형이나 장난감을 진짜 생물체로 여겨 놀이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인형에게 밥을 먹이고 유모차에 태우고 다니죠. 부모가 자신에게 해주는 것처럼 인형을 침대에 누이고 잠잘 때 이야기를 들려주는 흉내도 내요.
다섯째, 물건을 점차 잘 다루게 돼요.
돌 전후 영아는 손에 잡히는 물건은 일단 입으로 가져가서 물고 빨려고 하죠. 책을 입으로 가져가기도 해요. 2세 전후의 유아는 책은 입으로 물고 빠는 게 아니라 보는 것이라는 걸 알아요. 신체활동이 점차 자유로워지면서 세상에 대한 호기심도 커집니다.
이러한 발달 특징을 이해하고 그림책 육아를 하는 게 중요한데요. 이 시기는 오감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면서 서서히 생각과 마음이 발달하는 시기예요. 그림책으로 육아를 할 때도 유아의 감각에 다양한 자극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유아에게 맞는 책을 고르고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면 좋은지 알아볼게요.
첫돌부터 약 30개월 유아를 위한 그림책 고르기
첫째, 다양한 물건이나 동물 등이 등장하는 사물 그림책, 이름 말하기 책
사물 그림책은 그림과 낱말이 들어 있는 문자교육용 책보다는 하나의 사물을 여러 각도로 표현한 책이 좋아요. ‘사과’를 예로 든다면 ‘과수원 그림’, ‘사과 먹는 그림’ 등 사과와 관련된 여러 장면이 들어 있는 책이지요. 이때 그림을 보고 “나무” “꽃”처럼 이름을 붙여주고 “나무에 사과가 달렸네”, “꽃이 빨간색이네” “사과가 동그랗구나”처럼 책의 내용에 더 많은 정보를 주며 이야기해 주면 아이의 호기심과 두뇌활동을 촉진할 수 있어요.
둘째, 다양한 신체 활동을 유도할 수 있는 책
이 시기는 걸음마를 하다가 달리기도 하는 시기지요. 누르면 소리가 나는 책, 헝겊 등으로 만들어 갖가지 촉감을 느낄 수 있는 책, 펼치면 재미난 그림이 튀어나오는 책 등 다양한 장치를 첨가한 책은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여러 감각을 발달시켜요. 아무래도 순수한 ‘그림책’으로서 역할은 떨어지지만, 아이들이 책에 흥미를 갖도록 초기에 이런 책을 활용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에요.
셋째, 문장이 반복되고, 운율이 있고, 그림과 글의 내용이 일치하는 책
걸음마에 관한 그림책이라면 그런 모습이 그림으로 잘 표현되고 “뒤뚱뒤뚱 걸어요”, “살금살금 걸어요”처럼 재미있는 말소리가 반복되어 운율이 느껴지는 책이 좋지요. 특히 친근한 물건과 사건이 나오는 경우 어른이 “이 책의 아이는 그네를 타고 있네. 너도 그네 타는 거 좋아하지? 공원에 가면 그네를 탈 수 있을 거야”처럼 책 내용을 실생활과 연결하여 대화를 이끌어주세요.
넷째, 유아의 발달을 고려하여 만든 책
이 시기 유아는 모든 사물을 오감으로 받아들여요. 물고 빨고 냄새 맡고 눈으로 보고 소리를 들으며 세상을 이해하죠.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유아가 책을 입으로 가져가서 물거나 빨아도 유해물질이 나오지 않아야 하고, 두꺼운 종이로 만들어서 쉽게 찢어지지 않아야 해요.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한 책이면 책장을 넘길 때 연약한 유아의 피부를 보호해 줄 수 있겠죠. 크기가 작은 책은 유아가 들고 다니며 놀 수 있겠죠.
첫돌부터 약 30개월까지, 신체 활동과 언어활동을 함께 이끌자!
첫째, 도리도리, 짝짜꿍, 곤지곤지, 죔죔 등의 언어와 신체 활동을 함께 이끌기
사용하는 단어가 많아지고 신체활동이 활발해지는 유아에게 언어와 신체활동을 함께 이끌어 줄 수 있는 놀이가 좋아요. 반복되는 어휘는 유아에게 “언어란 즐거움을 주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며 신체활동과 함께 이끌 때 즐거움을 배가시켜요.
둘째, 소꿉놀이하기
부모나 형제, 친구와 함께 하는 소꿉놀이는 유아의 언어, 인지, 사회성, 정서발달에 큰 영향을 끼쳐요. 인형이나 장난감을 이용해 유아가 좋아하고 실생활에서 응용 가능한 소꿉놀이를 하세요. 책 속 등장인물을 흉내 내거나 이야기 상황을 소꿉놀이할 수 있어요.
셋째, 동요 들려주기
동요를 들으며 유아는 노래에 맞추어 몸을 흔들 수도 있고 책 속 동작을 따라 할 수도 있어요. 이러한 신체 놀이는 몸의 근육뿐 아니라 두뇌 발달에도 영향을 미치며 즐거움을 느끼게 합니다.
넷째, 까꿍 놀이
대략 8~12개월 사이의 영아는 시야에서 사라진 대상도 여전히 존재함을 아는 데요. 대표적인 놀이가 까꿍 놀이예요. 어른이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열어 보이며 “까꿍”하거나 “까꿍”이 반복되는 단순한 내용의 그림책만으로도 아이들은 웃음을 터트리죠. 까꿍 놀이가 나오는 그림책으로 자녀와 함께 즐겁게 지내보세요.
“그림책을 보여주기에 자녀가 너무 어린 게 아닐까?” “말도 잘 못 하는데 내가 보여주는 책을 이해할까?” 등의 고민이 있다면, 자녀의 발달에 맞는 책을 고르고 그에 맞는 상호작용을 해보세요. 이 시기의 책에 대한 인상은 앞으로의 독서활동이나 독서능력에 영향을 미치므로 놀이를 하듯 자연스럽고 즐겁게 하는 것 잊지 마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