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자가 꼭 해야 할 실천 4
“여자 아이가 너무 덜렁대요.”
“남자아이인데 운동을 싫어해요.”
혹시 나도 모르게 여자는 이래야 하고 남자는 저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으로 말하지 않나요?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젠더 감수성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요. 서울시에서 발표한 성평등 언어 중에는 인구문제의 책임이 여성이 아기를 적게 낳는 것으로 오인될 소지가 있는 ‘저출산’은 아기가 적게 태어난다는 의미인 ‘저출생’으로, ‘유모차’도 여성에게만 육아 책임을 지우는 단어이므로 부부공동육아의 의미를 반영하여 ‘유아차’로 개선하자고 발표했어요. 젠더 감수성은 불평등한 차별이 아닌 평등한 공존을 위한 필수 요건이기 때문이에요.
첫째, 5-7세가 성평등 교육의 최적기예요
학계에서는 5~7세에 성평등 교육을 하는 게 가장 좋고, 늦어도 초등 저학년 때 해야 한다고 강조해요. 초등학교 3학년만 되어도 성역할 관념이 고정되어 교육이 어렵고 효과도 적기 때문이죠.
둘째, 개인의 발달을 열어줍니다
차별적인 표현이 해로운 근본적인 이유는 개인의 발달을 가로막기 때문이에요. 아이의 시야는 차별과 혐오가 아닌 차이와 다양성을 이해할 때 넓어져요. 보다 많은 꿈을 꾸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해 나갈 수 있게 합니다.
첫째, “여자라서~ 남자라서~”처럼 성차를 표현하기보다는 아이의 성격이나 개성을 표현하세요.
<가시내>의 주인공은 뱀도 황소도 꼼짝 못 하게 하며, 땀투성이, 흙투성이가 되도록 산과 들을 휘젓고 다니는 여자아이입니다. 그중 제일 잘하는 것이 돌팔매질이죠. 전쟁이 나서 아이는 장군 앞에서 잘 싸울 수 있다고 하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쫓겨납니다. 전쟁에서 우리 군사들은 밀리게 되는데, 그때 갓 쓴 아이가 적군에게 돌팔매를 합니다. 그 덕분에 전쟁은 이겼고요. 갓 쓴 아이는 바로 장군이 쫓아낸 여자아이였죠. 그때부터 적을 무찌른 아이를 칭송하는 “갓 쓴 애!” 소리는 ‘가스내’가 되었다가 이후 ‘가시내’로 변했다는 이야기입니다.
고려시대부터 전해오는 ‘가시내’의 어원을 풀어쓴 옛이야기지만 21세기인 지금도 성별고정관념은 많이 남아있습니다. “여자니까 로봇 말고 인형을 갖고 놀아” “남자가 울면 안 돼”라며 성차에 아이를 가두기도 합니다. 이런 말은 아이의 가능성을 제한하는 말입니다. 장난감이나 물건을 선택할 때 성별 기준이 아닌 아이가 좋아하고 필요한 것을 선택하게 해 주세요.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를 존중하되 “○○는 로봇을 좋아하는구나.” “△△는 슬펐구나.”처럼 아이의 성격과 행동을 중심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외모를 평가하지 말고 취향을 존중해 주세요
<최고 빵집 아저씨는 치마를 입어요>의 아저씨는 치마를 입고 빵 만드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그 사실에 사람들은 수군거리죠. 아저씨는 어쩔 수 없이 바지를 입어요. 하지만 일하는 것은 재미나지 않고 빵 맛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치마를 입을 수 없는 아저씨가 즐겁게 빵을 만들 수 없었기 때문이에요. 마을의 축제 날, 한 남자아이가 치마를 입은 모습을 본 아저씨는 다시 치마를 입습니다. 사람들은 그런 아저씨를 맞아주고 아저씨는 다시 즐겁게 빵을 만들게 됩니다.
아이들은 커나가면서 외모에 관심이 많아지고 취향이 생깁니다. 이때 아이의 선택을 존중해 주세요. 아이의 선택이 마음에 안 들 경우 “불량해 보인다”, “촌스럽다”처럼 아이의 취향을 도덕성이나 가치와 연결시켜 말하지 말고 “그 옷은 짧아서 놀기에 불편하겠는데” “이렇게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처럼 구체적인 이유와 대안을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누군가의 외모를 품평하는 말이나 행동은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가 아님도 알려주세요.
셋째, “틀리다”가 아니라 “다르다”를 알려 주세요
미국의 부통령 마이크 펜스네 사는 토끼 말런 분도는 친구 없이 외롭게 지냅니다. 그러다 갈색 토끼 웨슬리를 만나 사랑에 빠져 결혼을 결심하죠. 오소리, 거북이 등 친구들은 둘의 사랑을 축하해 주고요. 하지만 두목인 구린내 킁킁이는 둘이 동성이라 결혼할 수 없다며 “다른 건 나쁜 거야”라고 호통을 칩니다. 그러나 동물 친구들은 다른 건 특별한 거라며 분도와 웨슬리를 옹호하죠. 그러고는 새로운 두목을 뽑는 투표를 하여 구린내 킁킁이의 시대를 끝냅니다.
과연 다른 건 나쁜 걸까요? 다름에 대한 포용력이 그 사회의 성숙도를 나타냄에도 우리 사회에서 성별, 연령, 취향 등이 달라서 일으키는 갈등은 끊이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자기와 생각과 행동이 다르면 “틀리다”라고 인식하기 쉬운데, 그것은 “다른 것”임을 알려주세요. 나와 다르다고 해서 틀린 것은 아닙니다.
넷째, 부부의 평등한 모습을 보여주세요
칼데콧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베라 B. 윌리엄스는 가난, 다문화 가정 등 비교적 어려운 이웃의 삶을 작품으로 표현했는데요. 특히 다양한 인종의 일하는 엄마와 아이들의 이야기를 자주 그렸습니다. 이 작품에도 금발의 아이는 갈색 머리의 아빠가 비행기를 태워주고 금발의 할머니는 검은 머리의 아이를 안습니다. 다양한 인종으로 이루어진 가족은 아기를 사랑합니다.
가장 좋은 성평등 교육은 부부가 평등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요리는 아내가~” “기계는 남편이~”처럼 성역할을 고정하여 말하거나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융통성을 가지고 육아와 집안일을 남녀 구분 없이 하여 부부가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죠. 아이에게도 남녀가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하여 말하지 말고요. 양육자가 성역할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때 아이는 훨씬 창의적이며 건강하게 사회성이 발달합니다.
젠더 감수성은 좀 더 민주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세계 시민으로 성장하는 바탕이 됩니다. 아이들이 혐오와 차별의 문화 영향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활짝 열어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노력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