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의 안정감을 높여요!
감성지능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며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여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을 말합니다. 감성지능을 최초로 언급한 미국의 사회학자이며 심리학자인 다니엘 골먼은 “인생에서의 성공은 지능지수보다 감성지수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라며 감성지능의 요소를 “자기 인식 능력, 자기 조절 능력, 자기 동기화, 감정이입, 대인관계 지능”이라고 꼽습니다. 이 다섯 가지의 감성적 기술이 성공과 대인관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죠.
감성지능은 우리의 행동과 판단 및 의사소통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감정을 더 잘 이해하고 관리하며 정서적 안정을 유지하는 것은 우리 삶의 질을 높여줍니다. 따라서 양육자뿐만 아니라 아이의 감성지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요. 그림책 읽기는 아이들의 심미적인 감수성과 더불어 감성지능을 높이는데 효과적입니다.
그럼 감성지능의 요소와 관련 그림책을 살펴보며 감성지능을 높여볼까요?
자기 인식 능력은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이해하는 능력으로 중립적 상태에서 자신의 감정과 감정에 대한 사고과정을 인식하는 능력입니다.
자신을 이해하고 표현하기 <나는 나야, 나!>
책 속 아이들은 “넌 몇 학년이니?” 같은 뻔한 질문은 재미가 없습니다. 피부색이 조금 다르면 “넌 어디서 왔어?”라고 질문하는 것도 기분이 나쁘죠. 아이들이 원하는 질문은 저마다 다릅니다.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말, 남에게 표현하고 싶은 내 모습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인데요.
누구나 나를 이해한 만큼 상대를 이해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나와 보이지 않는 나는 어떤지 이해하는 게 필요합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나는 어떤 질문을 받고 싶은지, 또 나의 어떤 점을 표현하고 싶은지, 내가 친구들에게 궁금한 건 무언지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스스로를 이해하고 표현하며 사랑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자기 조절 능력은 분노, 우울, 스트레스 등의 자기감정을 조절하며 다루는 능력입니다. 여기에서 감정조절의 목표는 감정의 억압이 아닌, 감정들 간의 균형입니다.
감정을 조절하여 힘내기 <힘내, 두더지야>
두더지는 당근을 키우고 사슴벌레는 동물 친구들을 상담하며 하루를 보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수확한 당근이 너무 작아 하나도 팔지 못한 두더지는 힘이 빠져 눈물을 흘리고, 사슴벌레는 상담에 만족하지 못한 동물 친구들이 던진 돌에 맞아 기운이 없습니다. 둘은 우연히 만나 산책하게 합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들은 자신의 부정적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 울기도 하고 상담을 하거나 산책을 하고 생각을 바꿉니다. 더불어 예상하지 못한 우연이 행운을 가져다주기도 하는데요. 크레파스와 색연필로 그린 그림을 모노프린트로 완성한 숲 속의 밤과 동물 친구들의 이야기는 의기소침해 있는 이들에게 힘을 줍니다. 아이와 함께 읽으며 두더지와 사슴벌레의 처지가 된다면 감정을 어떻게 다루면 좋을지 이야기 나누어도 좋겠습니다.
자기 동기화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자기 성취를 위해 노력하고 스스로 동기화하는 능력입니다. 목표 달성을 위해 일시적인 만족이나 충동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이는 모든 종류의 성취에 기초가 됩니다.
노력하고 기다리는 사랑 <너는 활짝 피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
이 작품의 주인공은 어느 날 온실 한구석에서 작은 싹이 난 화분 하나를 발견합니다. 아이는 이름도 알 수 없는 조그만 싹을 정성껏 돌봅니다. 그러면서 어린 시절 자신의 성장을 지켜봐 주고 기다려 준 눈길들을 실감합니다.
이 작품은 활짝 피어나기를 ‘기다리는 시간’과 그 곁에서 ‘기다려 주는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게 합니다. 아이를 둘러싼 사랑의 존재들이 아이에게 삶의 동기를 주고 사랑을 나누게 하며 인내심을 가지고 노력하게 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책 속의 주인공처럼 아이가 자발적으로 무엇인가 이루려고 노력할만한 일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정이입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반응, 공감을 잘하며 이를 표현하는 능력입니다.
작가의 삶에 감정이입하여 건네는 편지 <나의 괴짜 친구에게>
이 작품은 뛰어난 연주 솜씨와 함께 기이한 행동으로도 유명했던 천재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의 예술에 대한 열정을 담았습니다.
고정순 작가는 기행, 괴벽, 외모 등 독특한 개성으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지만 오직 자신만의 소리에 몰두한 글렌 굴드의 예술을 향한 고뇌와 사랑에 감정이입하여 위로를 건네는데요. 고정순 작가가 글렌 굴드의 삶에 감정이입한 것처럼 여러분은 이 작품에 감정이입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글렌 굴드의 피아노 연주를 감상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대인관계 지능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며 인간관계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함께 춤을 추는 법 <샤샤의 춤>
샤샤는 벌에 쏘이지 않고 꿀을 먹으려는 마음으로 꿀벌과 친구가 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꿀벌에게 춤을 가르쳐 달라고 말을 붙이지만 꿀벌은 바빠서 샤샤에게 춤을 가르쳐 줄 시간이 없네요. 어쩔 수 없이 다른 동물에게 춤을 배우려고 나비와 사슴, 말, 토끼를 찾아갑니다. 샤샤는 멋진 춤을 출 수 있을까요?
좋은 관계와 연대는 내가 원하는 것만 얻으려고 할 때 생기지 않고 오히려 상대에게 내가 무언가 줄 때 가능해집니다. 샤샤도 꿀벌에게 작은 도움을 줄 수 있게 된 뒤에 진짜 춤을 추게 되는데요. 아름다운 설산과 여러 종류의 나무 등 자연의 다채로운 색감의 그림은 ‘춤은 함께 출 때 가장 즐겁다’라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감성지능은 정서지능이라고도 합니다.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고 이해하며 조절하는 능력이지요.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는 시간은 감성지능을 키우는 시간일 뿐만 아니라 양육자와 아이가 사랑을 주고받는 시간입니다. 서로의 마음과 생각을 나누며 좋은 시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